‘멸균 우유 갈아타기’ 조짐에…프리미엄 카드 꺼낸 유업계

‘멸균 우유 갈아타기’ 조짐에…프리미엄 카드 꺼낸 유업계

서울우유·남양유업 등 프리미엄 제품 선보여
유업계 “멸균과 일반우유 단순 비교 어려워”

기사승인 2023-09-20 06:01:52
사진=안세진 기자

고급 우유 출시 바람이 불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우유 소비량 감소와 내달 원유가격 인상 이슈와 맞물려 수입 멸균 우유 붐이 일 조짐을 보이자 업계가 프리미엄 카드를 꺼내들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의 9월 수입산 멸균 우유 판매량은 전월대비 최대 1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는 10월부터 흰 우유 가격 인상이 확정되면서 소비자들이 선제적으로 수입 멸균우유 구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원유 가격은 L당 1084원으로 8.8% 인상된다. 오랜 기간을 두고 진통을 겪던 원유 가격 협상폭은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소비자들이 수입 멸균 우유를 찾는 이유는 국산 우유보다 가격이 크게 저렴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신선도를 제외하면 우유가 가진 영양성분 측면에서는 일반 우유와 멸균 우유의 차이점은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 주말 대형마트에서 만난 소비자 A씨는 “흰 우유 자체만을 좋아하는게 아니거나, 우유를 제과·제빵 등 요리에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멸균 우유를 써도 큰 차이를 못 느낄 것 같다”며 “한 번 구매해봤는데 괜찮아서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입산 멸균 우유. 사진=안세진 기자

수세에 몰린 업계는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인 당 30.8㎏였던 우유 소비량은 지난해 26.2㎏까지 줄었다. 출산율 저조로 인해 주요 고객 층인 영유아층이 감소한데다가 국민들의 입맛도 변했기 때문이다. 이에 프리미엄 제품들을 다양하게 선보여 고객층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최근 ‘서울우유 A2+’, ‘서울우유 ABC우유’, ‘서울우유 A2 milk’, ‘서울우유 A2플러스’ 등 4건에 대한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서울우유가 연내 출시할 A2우유는 모유와 유사한 단백질 성분을 내세우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A2 단백질이 포함된 우유가 더 좋다는 입소문이 돌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우유에는 대부분 A1 형태의 단백질이 함유돼 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마찬가지다. 매일유업은 지난 2월 ‘소화가 잘 되는 우유 단백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1팩 당 계란 7개 분량에 해당하는 41g의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 일반 우유 대비 20%가 더 높은 가격이다. 남양유업도 고품질 단백질을 담은 ‘맛있는 단백질우유’를 선보이는 등 프리미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유업계 관계자는 “사실 일반 우유와 멸균 우유를 단순 비교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카테고리가 다르다. 멸균 우유보다 비싼 일반 우유를 원하는 고객은 가장 큰 이유로 신선도를 꼽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신선도와 단백질 함유량을 극대화한 프리미엄 시장이 생겨나고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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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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