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예산은 10년 전인 2012년에 비해 10분의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양금희 의원실(국민의힘)에 제출한 ‘2022년도 해외자원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자원개발 예산은 자원 외교에 적극적이었던 이명박(MB) 정부에서 1조7015억원(2010년)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해인 2012년에는 1조1195억원이었다.
이후 박근혜 정부 들어 관련 예산은 현격히 줄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에는 952억원으로 2010년에 비해 5.6% 수준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해외자원개발 예산 감소는 이어졌다. 지난 2020년에는 52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후 관련 예산은 늘어 문재인 정부가 편성한 지난해 예산에는 1291억원이 반영됐다. 해외자원개발 예산이 이전에 비해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2012년에 비해 10분의1에 불과했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해외자원개발 예산에 지난해 2배 수준인 2441억원을 투입했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3243억원을 책정한 상태다.
2022년도 해외자원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말 기준 62개국에서 394개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석유·가스 사업은 105개, 광물자원 사업은 289개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투자실적은 853억9400만달러로, 이 중 약 69%인 589억5400만달러를 회수했다.
석유·가스 사업의 경우 국내 기업들은 1981년 인도네시아 서마두라 광구 참여를 시작으로 총 391개 사업에 참여해왔고, 지난해 말 현재 28개국에서 105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규 사업은 2011년(41건)을 기점으로 감소해 지난해 한국석유공사, SK어스온,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3건에 그쳤다.
지난해 기준 석유·가스 사업 누적 투자액은 655억1천500만달러로, 회수율은 72%였다.
광물자원 사업은 1977년 파라과이 산안토니오 우라늄 사업을 시작으로 총 553개 사업에 참여해 지난해 말 현재 52개국에서 289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광물자원 신규 사업 역시 2008년(71건)을 기점으로 감소 추세다. 지난해에는 바이뷰와 인동첨단소재에서 2건 참여한 것 외에 공기업의 신규 사업은 없었다.
지난해 광물자원 누적 투자액은 198억8000만달러로, 회수율은 58.8%였다. 광해광업공단 등 공기업의 광물자원 투자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민간기업의 투자비는 증가하고 있다.
공기업의 광물자원개발 투자는 2020년 1억8600만달러, 2021년 1억2100만달러에 이어 지난해에는 1300만달러로 확 줄었다.
이에 비해 포스코, 고려아연 등 민간기업의 투자는 2020년 8700만달러, 2021년 3억4300만달러에서 지난해 7억900만달러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양금희 의원은 “세계 각국은 자원 확보를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국가 에너지 수요의 93%, 광물 수요의 95%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도 위축된 해외자원 개발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일몰된 지원 제도를 재정비해 자원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