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페스타 2023’ 10월 한 달은 축제판 변질 우려

‘전주페스타 2023’ 10월 한 달은 축제판 변질 우려

10월 6일부터 한 달간 14개 축제 몰아서 열려
축제 콘텐츠도 제각각...축제 몰아서 여는 시너지 효과도 의문

기사승인 2023-09-26 17:09:36

전북 전주시가 글로벌 관광거점도시를 표방하며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전주페스타 2023’을 앞두고 10월 한 달이 통째로 축제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지금껏 제각각 진행되던 행사를 10월에 몰아서 한다는 것 말고는 눈에 띄는 특별할 게 없다는 지적이다. 10월 한 달에만 14개 축제를 한데 모으는 이유조차 불분명하다는 핀잔의 목소리도 들린다.

전주시는 26일 시청 브리핑룸 기자회견을 통해 “글로벌 관광거점도시 전주가 10월 한 달간 전주의 맛과 멋, 재미, 열정이 가득한 14개 축제를 맘껏 즐길 수 있는 축제 시즌으로 운영된다”고 밝혔다. 

내달 6일 오후 7시 전주종합경기장 옛 야구장 부지에서 열리는 오프닝 축제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 한 달간 14개 축제가 연이어 열린다. 

전주시는 이번 행사가 전주의 음식과 역사, 한지, 소리, 한복, 예술·문화 등 전주만의 콘텐츠가 녹아있는 축제들로 다양하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전주만의 문화를 녹여낸 오프닝축제를 시작으로 ▲‘음식’을 주제로 한 전주비빔밥축제와 디네앙블랑 전주,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역사’를 주제로 한 태조어진 봉안의례와 태조어진 봉안축제 ▲‘한지’를 주제로 한 국제한지산업대전과 전주한지패션대전 ▲‘소리’를 주제로 한 전주조선팝 페스티벌 ▲‘한복’을 주제로 한 한복문화주간 ▲‘예술·문화’를 주제로 한 전주예술난장과 전주문화재야행, 한옥마을 문화시설 특화축제, 전주독서대전 등이 10월 한 달간 펼쳐진다.

먼저, 전주페스타 2023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축제’는 내달 6일부터 9일까지 전주종합경기장 일원에서 전주의 맛과 멋, 열정을 주제로 한 16개 주요 콘텐츠를 선보인다.

오프닝축제와 통합 개최되는 ‘2023 전주비빔밥축제’는 올해 ‘다채로운 전주, 맛에 취하다!’를 슬로건으로, 전주 동 대표 음식과 전주 음식 명인들이 참여하는 음식축제로 펼쳐진다.

이어 10월 7일 진행되는 ‘태조어진 봉안의례 재현행사’는 시청 노송광장에서 팔달로를 지나 경기전에 도착할 때까지 거대한 행렬을 재현하고, 동아시아문화도시 전주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되는 ‘전주예술난장’은 7일부터 9일까지 한옥마을과 전라감영, 풍남문 광장 일대에서 한·중·일 3국의 다양한 예술가들과 시민이 함께 만드는 거리예술축제로 꾸며질 예정이다.

올해로 27회째를 맞이한 ‘전주한지문화축제’가 ‘한지로 잇고 미래로 세계로’를 주제로 7일부터 9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과 전주천년한지관에서 열린다. 또, ‘전주한지패션대전’도 7일 늦은 오후 동아시아 문화도시를 기념하는 한·중·일 종이의 화려한 패션쇼로 무대가 펼쳐진다.

이와 함께 사전접수를 통해 진행되는 ‘디네앙블랑(Le Dîner en Blanc)’은 오는 7일 전주의 한옥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순백의 만찬으로 열리고, 매년 10월 셋째 주 전국에서 개최되는 ‘한복문화주간’을 맞아 16일부터 22일까지 전주 한복문화창작소 일원에서도 한복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문화재 야간문화 향유 프로그램인 ‘전주문화재야행’이 13일부터 14일까지 전라감영과 경기전 일원에서 펼쳐지고, 관광거점도시 전주의 글로벌 공연콘텐츠 ‘조선팝’을 한자리에 볼 수 있는 ‘조선팝 페스티벌’도 13일부터 15일까지 전주교대 옆 서학예술광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2023 전주독서대전’도 같은 기간인 13일부터 15일까지 ‘다시, 질문 곁으로’를 주제로 전주한벽문화관 일원에서 열린다.

전주의 대표 문화유산인 태조어진과 경기전을 중심으로 개최되는 ‘태조어진 봉안축제’가 21일 한옥마을과 경기전 일대에서 펼쳐지고, 27일부터 29일까지 ‘한옥마을 문화시설 특화축제’가 열린다. 

세계 유일의 발효식품 특화전시회인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가 26일부터 30일까지 전주월드컵경기장 만남의 광장 일대에서 펼쳐진다.

황권주 전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개별적으로 개최되던 전주의 주요 축제를 유기적으로 운영하고, 개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주의 수많은 문화콘텐츠를 아우를만한 대표축제로 ‘10월 전주 축제시즌 전주페스타 2023’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처음 선보이는 전주페스타 2023을 통해 전주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시의 기획의도와는 별개로 개성 강한 14개의 축제가 시너지를 내려면, 전체를 하나로 엮어내는 스템프투어나 이벤트 등이 필요하지만 축제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주의 정체성을 녹여낸다고 하지만 ‘태조어진 봉안의례’를 제외하면, 전주만이 보여줄 수 있는 행사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주지역 문화계 관계자 A씨는 “전주시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종합경기장과 한옥마을 일원에 7m 크기의 대형 벨리곰과 한복을 귀엽게 착용한 아기 벨리곰 캐릭터 조형물을 설치한다는데 그럼 벨리곰이 전주페스타 마스코트가 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그는 또 “벨리곰이 인스타RMFOA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애용하는 젊은층이 사진 찍어 올리는 용도로는 좋은 소재일지는 몰라도 전주의 정체성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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