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행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 사건들이 추석 연휴에 벌어진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한 힌트를 내놓을 예정이며, 미 2분기 GDP 확정치와 8월 개인소비지출(PCE), 구인 및 이직(JOLTs) 보고서까지 금리 판단의 기준이 되는 중요 지표들이 연달아 발표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교육자 대상 온라인 타운홀 미팅에 나선다. 파월 의장은 타운홀 미팅에서 연준의 정책방향 등에 대해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시장은 미 연준이 정부의 셧다운 우려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힌트 찾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에서는 오는 11월 연준의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을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BOA(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11월 0.25%p 인상을 전망한 반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와 모건스탠리 등은 금리인상이 이미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정부의 셧다운 우려는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셧다운으로 하여금 시장참여자들이 골디락스 전망을 일부 후퇴시킴과 동시에 연준의 11월 추가인상 확률을 하락시킬 수 있다”면서 “통화당국 입장에서 불필요한 과다 긴축을 유발하기보다는 더욱 신중한 통화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이 타운홀 미팅과 같은날 미 정부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도 발표된다. 미국은 GDP를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한다. 이날 발표는 확정치로 앞서 발표된 잠정치는 연 2.1% 이다. 파월은 이와 관련해 “GDP는 연준의 직접적인 이중책무(고용증진과 물가안정)는 아니지만 GDP 과열이 2% 물가목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한다”고 밝힌 바 있다.
29일에는 미국의 8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발표된다. 근원 PCE는 연준이 금리정책을 결정할 때 비중있게 살펴보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시장 전문가들은 8월 근원 PCE 연간 상승률이 약 2년만에 처음으로 3%대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미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 연준에 물가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안정감을 줄 전망이다.
30일은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의 2024년 예산안 처리 마지막 날이다. 이날까지 내년 예산안이나 임시 예산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미 연방정부가 일시적으로 마비된다. 이번 예산안 처리 지연은 공화당 강경파가 집권당인 민주당이 추진하는 예산안에 대폭 삭감을 요구하면서 발생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셧다운이 현실화될 경우 미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10월 3일에는 8월 구인 및 이직(JOLTs) 보고서가 나온다. 미국의 탄탄한 고용시장은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고금리 장기화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연준은 미 고용상황을 “최근 몇 개월 동안 견조에서 최근 몇 개월 동안 둔화됐지만 여전히 강건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이날 미국 제조업 지표도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고용 및 제조업 상황이 전월에 비해 다소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시되면서 한국은행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은의 경우 당장 오는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정책을 결정하게 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압력이 있지만 최근 국내 경기를 고려해 10월 19일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후 11월 미 연준의 결정을 지켜본 다음 추가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