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흥타령춤] 삼거리설화 능소전, 댄스로 풀었다

[천안흥타령춤] 삼거리설화 능소전, 댄스로 풀었다

능수버들 정령들과 능소의 힘찬 댄스 콜라보
스토리 전개 독창적…30분간 활력 넘친 무대

기사승인 2023-10-06 13:39:02
천안삼거리공원 설화 ‘능소전’은 천안흥타령춤축제(5~9일)의 20여년된 고정 레퍼토리다. 매년 연극, 무용극, 뮤지컬 등으로 장르를 바꿔가며 능소전을 극화해 왔다. 어떤 해는 관객 호응을 받고, 또 어떤 해는 외면 받기도 했다.

올해는 호응을 받았다. 풍월컴퍼니가 댄스컬이라는 생소한 형식으로 능소전을 제작했다. 댄스 위주로 역동적 무대를 만들었다.
능수버들 나무를 몸으로 형상화한 정령들 옆에서 능소(왼쪽)가 누군가를 찾고 있다.            사진=조한필 기자

능소와 능수버들 정령들이 활기찬 댄스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조한필 기자

스토리 구성도 뛰어났다. 천안의 상징나무 능수버들의 정령(精靈)들이 부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이 능소를 보호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재회를 돕는다. 이 과정서 보여주는 능소와 정령들의 댄스가 극의 핵심이다.

정령들 무대 의상은 독특함에 신비로움을 더해 볼만했다. 전장에 나간 아버지를 대신해 능소를 키운 천안주막 주모가 중간 중간 극 해설을 맡아 관객들 이해를 돕는다.

극 도입부는 능소 가족 3명이 무사들에게 쫓기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주모가 “능소부친이 기축옥사(1589년)에 연루돼 한양서 천안으로 도망쳐 오던 중 능소 어미는 병으로 죽고, 또 부친은 임진왜란(1592년)으로 징집당해 전장에 나가게 됐는데…”라며 능소의 기구한 운명을 설명했다. 극본·연출자(유하나)가 역사 팩트체크까지 꼼꼼히 한 모양이다. 능소전은 누구 한 명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스토리 전개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역사적 맥락만 염두에 두면 된다.

미디어 발달로 무대 꾸미기도 간편했다. 전면의 대형 LED패널이 배경 장면을 바꿔갔고, 기본적 스토리는 자막으로 보여줬다. 극 피날레는 주모가 맡았다. “즐겁게 보셨나요? 돌아가시는 길, 능수버들 정령들이 안전하게 보살펴 드리겠습니다.”

능소(가운데)가 부친과 재회하는 모습을 박현수 선비(오른쪽)가 지켜보고 있다. 사진=조한필 기자

능소전이 끝난 후 출연진이 무대 인사를 하자 관객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있다. 사진=조한필 기자

댄스컬 능소는 행사장 야외무대에서 8일을 제외한 5, 6, 7, 9일 오전 11시와 오후 2, 5시 3회씩 30분간 공연된다.

천안=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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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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