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이 50일여 앞으로 다가온 2030부산세계엑스포 비전에 대해 역설했다. 대한민국의 성장 경험과 첨단 기술을 국제사회에 공유하겠다는 ‘보답과 연대’ 메시지를 내걸며, 유치 당위성을 강조했다.
오는 11월28일 예정된 2030세계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프랑스 파리에서 마지막 공식 일정인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만찬회’가 지난 9일(현지시간) 열렸다.
장 기획관은 이 자리에서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윤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전했다. 엑스포 정신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외교 기조와 맞닿아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장 기획관은 지난해부터 세계 160여개국가의 지도자들을 만나며 부산엑스포 지지 확보에 힘써왔다. 지난달 초부터는 파리TF를 현지에서 총괄 지휘하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는 “윤 대통령은 엑스포가 자유, 평화, 번영의 상징이자 향후 세계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짓는 시대정신의 이정표라고 본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자신의 국정의 핵심 가치로서 자유를 강조하고 있다”라며 “윤 대통령이 엑스포에 강한 애착을 갖게 된 것은 자유, 평화, 번영의 가치를 토대로 이룩한 우리의 성공적인 경제스토리를 전세계와 공유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장 기획관은 “윤 대통령이 2030년세계엑스포가 부산에서 반드시 개최되기를 희망하는 이유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부산이 자유의 마지막 보루였기 때문”이라며 “윤 대통령이 부산에서 세계엑스포를 개최하고자 하는 이유는 부산이 세계 어떤 도시보다도 자유에 관한 더 감동적인 네러티브, 가치, 역사, 발전, 경험, 문화가 있으며 비전과 미래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쟁의 잿더미를 딛고 원조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된 한국의 성장 경험을 전 세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는 ‘부산 이니셔티브(Busan Initiative)’를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부산 이니셔티브는 한국이 짧은 기간 안에 이루어온 발전의 경험과 각 분야 최고의 기술들을 활용해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프로젝트다.
앞서 윤 대통령 역시 지난 6월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BIE 총회에서 경쟁국 누구도 택하지 않은 ‘보답’ 테마를 제시했다. 과거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았던 부산이 오늘날 ‘글로벌 항구도시’로 거듭났으며, 한국은 BIE 회원국을 대상으로 총 1258개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해 큰 박수를 끌어낸 바 있다.
장 기획관은 “윤 대통령은 50년전 세계에서 3번째로 가난했던 나라가 지금 세계 10대 경제강대국으로 발전한 그 이유 중 하나로 국제사회의 협력과 도움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라며 “과거 한국이 어려웠을 때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았던 것처럼 이제 국제사회에 되돌려 줘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자유를 씨앗으로 성공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한 과정에서 획득한 우리의 노하우, 스킬, 기술, 지식, 방법, 정보, 경험을 세계와 공유하고 협력하길 바라는 강력한 연대의식을 갖고 있다”라며 “부산은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의 과정에서 축적된 그 모든 기술과 노하우들을 (공유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부산엑스포가 ‘경쟁에서 연대’라는 대전환의 엑스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특히 장 기획관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통해 미래 세대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는 등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알렸다. 세계엑스포 역사상 최초인 ‘노 싱글 유즈 플라스틱(no single-use plastic)’ 방침을 내세우면서다.
그는 “국제사회와 더 강력한 연대를 구축해 위기에 빠진 지구를 재야생화시키고 회복력시대로 돌려놓기 위해 흘려야 할 피와 땀과 눈물이 있다면 우리는 이 새로운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라며 “이것이 부산의 정신이고 2030 부산엑스포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언론은 2030세계엑스포 유치전에서 부산의 승리를 예상했다. 부산이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나 이탈리아(로마)에 비해 엑스포 유치에 진정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IT 매체 ‘르 카페 뒤 기크’의 레오 더브넷 기자는 부산의 엑스포 유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부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쟁국의 엑스포 유치를 위한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는 이유를 강조했다. 한국의 IT기술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그는 “부산이야말로 엑스포를 유치하기에 적합한 도시”라고 언급했다.
‘K-문화’를 강점으로 꼽는 목소리도 나왔다. 불어권을 대상으로 하는 ‘르 프띠 주흐널’의 카푸신 카논 기자는 “프랑스에서 K-팝을 포함한 K-컬처 열기가 대단하다. 부산엑스포의 인지도가 프랑스 내에서 크다. 부산이 유치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2030세계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28일 후보국 5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마친 뒤 179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특정 국가가 1차 투표에서 3분의2 이상을 얻지 못할 경우, 1·2위가 다시 경쟁하는 결선투표제 방식이다.
당초 2030세계엑스포는 부산을 포함해 러시아 모스크바,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 총 5개국이 신청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탈락하며 현재 한국, 사우디, 이탈리아의 3파전으로 좁혀진 상태다. 이 중 사우디 리야드가 부산의 최대 경쟁도시로 꼽힌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