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약물 중독이 됐고, 지금 재활을 하고 있지만 제가 마주하는 현실이 너무나도 처참합니다. (인천 다르크) 센터장에게 약물 중독 때문에 ‘도와달라’는 전화가 매일 같이 옵니다. 정부에 지원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가수 남태현씨가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소환돼 이같이 호소했다. 남씨는 과거 필로폰 투약혐의로 기소돼 현재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의료용 약물 남용이 마약으로 향하는 통로가 됐다는 취지로 심경을 밝혔다. 남씨는 “우울증을 심하게 앓아서 정신과 약물을 복용했다.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들이 몸에 즉각적으로 주는 효과에 편리함을 느끼면서 의존하게 됐고, 후유증은 점점 심해졌다”며 “불법 약물을 사용하면 행복을 얻는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 대마초를 시작으로 필로폰까지 접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남씨는 현재 마약중독 재활시설인 인천 다르크(DARC) 센터에 입소해 생활하고 있다. 그는 “인천 다르크 센터에 입소해 24시간 생활하면서 약물 중독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배우고 있다. 또 마약중독 치료보호기관인 인천참사랑병원에서 치료를 겸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약물중독을 이겨내기 위해선 치료와 재활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처음엔 약물중독을 혼자 해결하려 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불법이기 때문에 감옥에 가야 한다는 생각에 숨었던 것 같다”면서 “인천 다르크와 참사랑병원은 약물 중독 치료 비용을 지원해준다는 것을 알게 돼서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마약중독 환자의 치료·재활에 대한 국가적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의 마약류사범은 올해 처음으로 2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인천·대구·김해 3곳의 다르크(DARC)에 입소한 인원은 30명 남짓이다. 다르크는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해 기부금과 운영자 사비로 운영되고 있다.
남씨는 “약물중독자들이 늘고 있는 데 비해 지원이 너무나 부족하다. 약물중독자들은 단순히 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낫는 게 아니다. 24시간 관리가 필요하고 엄격한 통제 아래 치료를 해야 하는데 센터장의 사비로 운영하기엔 부담이 커서 곧 그만둔다고 하더라”라며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으나, 내년도 복지부 소관 마약류 중독자 치료 보호 예산이 동결됐다”면서 “말로만 치료·재활이 중요하다고 강조할 게 아니라 치료·재활 관련 기관 지원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