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중 1명 나가야” 베테랑 결핵 전담간호사도 ‘사직’ 위기 [2023 국감]

“3명 중 1명 나가야” 베테랑 결핵 전담간호사도 ‘사직’ 위기 [2023 국감]

내년 결핵 전담간호사 26.7% 감원…“환자 증가 우려”

기사승인 2023-10-12 20:08:59
게티이미지뱅크

“내년 1월에 해고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10년 이상 근무한 간호사 3명 중 1명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누가 나갈 것이냐를 놓고 굉장한 혼란을 겪고 있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고인으로 채택한 최영선 순천향대부천병원 간호사의 이야기다. 

최 간호사는 지난 2010년부터 결핵관리 전담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결핵관리 전담 간호사는 결핵 환자의 검사, 입원, 복용을 관리하며 결핵 발병 가능성을 낮추고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순천향대부천병원이 결핵관리 전담 간호사 인력을 축소하는 이유는 예산 때문이다. 김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결핵 관리·예방에 쓰일 예산으로 370억원이 편성된다. 올해 489억원 대비 24.3% 줄었다. 예산이 줄면서 결핵관리 전담 간호사의 인건비도 대폭 삭감됐다. 전담 간호사는 올해 341명에서 내년 250명으로 26.7% 감원될 것으로 보인다.

최 간호사는 “결핵관리 전담 간호사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2003년에 결핵 환자가 10만명당 83.8명이었는데, 2005년에 관리가 소홀해지면서 96.5명으로 늘었다. 미국의 경우 결핵 환자 관리가 미흡했을 때 5만2000여명의 결핵 환자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핵은 전염성 질환이기 때문에 한 번 관리가 소홀해지면 환자가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핵관리 전담 간호사의 낮은 임금이 수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최 간호사는 “2010년 일을 시작했을 당시 연봉이 2700만원이었는데 올해 연봉은 3000만원이다. 14년 동안 300만원 인상에 그쳤다”고 토로했다.

김 의원도 예산 축소에 따른 결핵환자 증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인건비를 70억원이나 줄이면 추후 환자 증가를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결핵 예산만큼은 잘 챙겼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결핵 예산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질병청에서도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질환이 결핵인데, 내년도 예산이 삭감되면서 전담 간호사 인력을 감축해야 하는 불행한 상황이 됐다”며 “제대로 된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결핵관리 전담 간호사의 임금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했다. 지 청장은 “전담 간호사의 임금 현실화를 위해 임금 13% 인상안을 올렸는데 그것도 반영되지 않았다”며 “결핵 관련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도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종교 지도자 한 분을 만나 지방에 결핵환자들이 너무 많아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들었다”며 “복지부도 힘을 더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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