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K-Culture(케이 컬쳐)’ 열풍을 앞세워 2030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에 힘쓰고 있다. 프랑스 언론은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호평하며, 유치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지난 15일(현지시간) CJ ENM ‘엠카운트다운 인 프랑스(MCOUNTDOWN IN FRANCE)’ 콘서트가 유럽 최대 규모 공연장인 프랑스의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BIE 각국 대표단과 최재철 주프랑스 한국대사, 장성민 대통령 특사 겸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등 정재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국의 K-컬처를 전면에 내세워 유치전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콘서트는 세계적인 태권도 퍼포먼스 그룹 K-타이거즈가 무대를 펼치며 시작됐다. 이후 3시간 동안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태민, 몬스타엑스 유닛 ‘셔누-형원’ 등이 무대에 올랐다.
엔딩 피날레는 가수 싸이가 장식했다. 지난 11년 만에 파리 무대에 올라 대표곡 ‘강남스타일’로 관객의 떼창을 이끌었다. 이날 공연장을 메운 2만2000여명의 관객들은 마지막까지 함께 환호하며 쇼를 즐겼다. 싸이는 지난 6월 프랑스 파리현지에서 열린 172차 BIE 총회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도 직접 연설에 나서 호응을 끌어낸 바 있다.
프랑스 언론은 이번 콘서트를 부산엑스포 유치전의 일환으로 보며, K-컬처의 힘을 높이 평가했다.
프랑스 잡지 콘비니(Konbini)는 “이번 콘서트는 2030년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라며 “또한 음악 외에도 매우 성공적인 태권도 시범과 같은 다른 형태의 예술도 보여준다”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언론 소르티르 아 파리(Sortir à Paris)도 “한국 문화와 음악은 전 세계 점점 더 많은 팬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독창적인 스타일”이라며 “태권도와 같은 한국 전통 무술도 부각됐다. 태권도 퍼포먼스 그룹 K-타이거즈가 태권도 동작을 K그룹 음악의 안무와 연결했기 때문에 현대적인 느낌이 가미되었다”라고 호평했다.
데이프르 유로(dayfr euro) 역시 “콘서트홀을 형광등으로 가득 채운 2만2000명의 관중은 세 시간 동안 각 밴드와 가수의 노래를 불렀다”라면서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의 초청으로 40개국 이상에서 온 약 170명의 외교 대표단도 이 행사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2030세계엑스포 공식 만찬회’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프랑스 언론인들은 입을 모아 2030세계엑스포 유치전에서 부산의 승리를 예상했다. 부산이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나 이탈리아(로마)에 비해 엑스포 유치에 진정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IT 매체 ‘르 카페 뒤 기크’의 레오 더브넷 기자는 부산의 엑스포 유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부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쟁국의 엑스포 유치를 위한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는 이유를 강조했다. 한국의 IT기술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그는 “부산이야말로 엑스포를 유치하기에 적합한 도시”라고 언급했다.
특히 ‘K-문화’가 강점으로 언급됐다. 불어권을 대상으로 하는 ‘르 프띠 주흐널’의 카푸신 카논 기자는 “프랑스에서 K-팝을 포함한 K-컬처 열기가 대단하다. 부산엑스포의 인지도가 프랑스 내에서 크다. 부산이 유치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2030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81개 회원국 투표로 결정된다. 특정 국가가 1차 투표에서 3분의2 이상을 얻지 못할 경우, 1·2위가 다시 경쟁하는 결선투표제 방식이다.
당초 2030엑스포는 부산을 포함해 러시아 모스크바,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 총 5개국이 신청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탈락하며 현재 한국, 사우디, 이탈리아의 3파전으로 좁혀진 상태다. 이 중 사우디 리야드가 부산의 최대 경쟁도시로 꼽힌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