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고개 숙인 은행들 “내부통제 실패 죄송합니다” [2023 국감]

올해도 고개 숙인 은행들 “내부통제 실패 죄송합니다” [2023 국감]

5대 은행 + 대구·경남은행 준법감시인들,
내부통제 미흡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
이복현 “내부통제 실패, 책임자 처벌 강화”

기사승인 2023-10-17 18:04:59
우주성 DGB 준법감시인이 17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회 의사중계시스템

횡령 및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당 이익 취득 등 각종 내부통제 실패 사고를 두고 은행권이 국정감사 현장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5대 은행 은행장들이 나와 사과한지 1년 만이다. 반복되는 사고를 두고 이복현 금감원장은 책임자를 엄중하게 문책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무위원회가 17일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는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및 BNK경남은행, DGB대구은행 준법감시인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준법감시인들은 이날 내부통제 개선방안과 함께 이미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한 사과에 나섰다.

먼저 고객 동의 없이 증권계좌를 무단 개설한 DGB대구은행과 3000억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한 BNK경남은행 준법감시인이 나와 입장을 밝혔다. DGB대구은행 우주성 준법감시인은 “대구은행의 증권계좌 개설과 관련해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서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금감원 검사 결과가 나오면 개선이 필요하거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BNK경남은행 정윤만 준법감시인은 “고객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은행에서 횡령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내부통제 부분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내부통제 전반에 대하여 개선하겠다고”고 말했다. 

뒤이어 5대 은행 준법감시인들이 나와 사과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계획에 대해 발언했다. 신한은행 이용호 준법감시인은 “내부통제의 부실의 원인은 임직원의 윤리준법 의식의 취약성이 여전히 남아 있고, 일부 미흡한 내부통제 체계에 있다”며 “임직원 교육의 꾸준한 이행과 함께 교육 내용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준수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점검 결과를 KPI에 반영하거나 중요도에 따라 내부감사 부서에 이첩해 징계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박구진 준법감시인은 “지난해 횡령 사건 때문에 국민들에게 실망을 많이 끼쳐 드려 반성하는 입장에서 은행권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특히 장기근무자에 대한 인사관리체계를 굉장히 강화 시켰고, 위험직무에 대한 직무 분리, 자정감사와 명령휴가감사가 실질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이동원 준법감시인은 “국민 여러분들이 걱정하시는 내부통제의 미스가 생기고, 금융사고가 발생돼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엄중한 징계를 통해서 앞으로 또 이런 금융사고가 발생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원 KB국민은행 준법감시인이 17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회 의사중계시스템

일부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증권거래에 이용한 것으로 적발된 KB국민은행 이상원 준법감시인의 사과도 있었다. 이 준법감시인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강화된 제도 및 사고 예방대책 안을 마련해 운영 중에 있으나 최근 윤리의식 미비로 인해 개인적인 일탈이 생긴 것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 당국에서 제정한 테스크포스에 따라 직무분리와 명령휴가, 인력 확충을 통해 앞으로는 이런 일이 많이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농협은행 홍명종준법 감시인은 “취약 지점을 전수조사하고 발굴해 그 부분에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을 해서 효과적으로 개선을 하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상시 감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사고를 찾아내 예방하고 적발하는 데 주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반복되는 은행권 금융사고에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모럴해저드에 나선 임직원에 대해서는 형사 처분이 진행될 수 있도록 엄중대응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의 내부 KPI가 이익 추구 경향을 과도하게 극대화하는 형태로 적용되고 있다”며 “반복적이고 중대하고 국민들이 수용할 수 없는 형태의 실패에 대해서는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라든가 최고위층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임직원의 일탈에 대해 “은행 내부 기준이 있어 일정 금액 이하인 경우에는 면직이나 내부 징계, 경고로 끝내고 형사고소를 안 하는 경우가 있는데 훨씬 더 좀 더 엄중한 기준으로 형사고소를 할 수 있도록 은행 등과 소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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