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3.50% 동결…‘경기 침체 우려’ 앞섰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3.50% 동결…‘경기 침체 우려’ 앞섰다

6연속 동결 결정…물가인상·가계부채보다 경기침체 의식
“한국 경제 성장세 완만한 개선…불확실성 증대는 불안요소”

기사승인 2023-10-19 10:53:1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제공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동결했다. 이번 동결까지 포함하면 6연속이다. 

최근 가계부채 증가 및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요인이 나타나고 있지만, 최근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당분간 시장 상황을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1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3.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 2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4월, 5월, 7월, 8월까지 5회 연속 만장일치 동결을 선택해왔다. 소수의견이 나온 건 지난 2월 조윤제 위원이 인상 의견을 낸 게 마지막이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에서 전망한 바와 일치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는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0%(92명)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 예상했다.

기준금리 동결의 가장 큰 배경은 경기침체를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가계부채, 소비자물가 상승 등 금리 상승 요인이 상존해 있음에도 시장 불확실성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지난달 기준 은행권과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각 4조9000억원, 2조4000억원 증가하며 4월 이후 6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여기에 같은기간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3.7% 증가하면서 2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 0.6%)은 1분기(0.3%)보다 높지만, 세부 내역을 보면 민간소비(-0.1%)를 비롯해 수출·수입, 투자, 정부소비 등 모든 부문에서 뒷걸음쳤다.

한국은행은 통화정책방향문에서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물가 및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며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의 증가 흐름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국내경제는 소비 회복세가 다소 더딘 모습이지만 수출 부진이 완화되면서 성장세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 부진 완화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면서 금년 성장률도 지난 8월 전망치(1.4%)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한은은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향후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한은은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점차 개선되는 가운데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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