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관리를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한 뒤, 체중계에 오른 순간 한숨이 나온다. 매일 운동을 해도 감량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효과적인 체중관리 방법에 대해 지난 20일 서울아산병원 손기영·이정아 가정의학과 교수에게 서면질의를 통해 들어봤다.
Q. 운동만으론 체중 감량이 어렵나
A. 70kg 정도 되는 사람이 중등도의 운동을 30분 했을 경우 하루에 겨우 140kcal 정도의 열량을 소모하게 된다. 체지방 1kg을 칼로리로 환산하면 약 7700kcal 정도다. 단순 계산으로도 섭취한 칼로리보다 소모한 칼로리가 7700kcal 더 많으면 체지방 1kg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음식 섭취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운동만으로 체중을 줄이겠다는 건 매우 힘든 일임을 알 수 있다.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여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것이 체중관리의 핵심이다. 밥 한 공기가 보통 300kcal가량 되기 때문에 매 끼니마다 반 공기 정도 줄인다고 하면 반찬도 덜 먹게 되므로 하루 약 450kcal의 열량을 낮출 수 있다. 소모하는 열량이 같다면 대략 2~3주에 1kg의 체지방 감량을 기대할 수 있다.
Q. 체중 감량을 위해선 운동을 얼마나 해야 하나
A. 운동으로 칼로리를 얼마나 소모할 것인지 계산할 수 있다면 더 계획적으로 체중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강도에 따른 칼로리 소모량을 계산하기 위해 MET(Metabolic Equivalent of Task)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운동 강도에 따라 소모되는 칼로리는 다르다. 유산소 운동을 예로 들면 중등도 운동은 약간 숨이 차고 옆 사람과의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를 부르기는 어려운 정도다. 고강도 운동은 너무 숨이 차서 옆 사람과 대화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보다 객관화된 지표로 운동 강도를 정의할 때는 1분간 심장이 뛰는 횟수인 심박수를 이용한다. 대개 최대 심박수의 64~76%쯤 되면 중등도, 77% 이상이면 고강도 운동이라고 한다. 최대 심박수는 220에서 본인의 나이를 빼 계산한다. 40세라면 ‘(220-40)×0.64 = 115’ 이상의 심박수에서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하는 셈이 된다.
보통 중등도 운동은 3~6 MET이며 고강도 운동은 6 MET 이상이다. 계산 편의를 위해 중등도를 4 MET, 고강도를 8 MET라 가정하면 70kg인 사람이 1주일에 중등도 운동 120분, 고강도 운동 30분을 했을 경우 1주일 동안 운동을 통해 70×(4×120 + 8×30) / 60 = 840kcal 정도의 칼로리를 소모한 것이 된다. 이 경우 칼로리 섭취가 일정하다고 봤을 때, 체지방 1kg을 줄이는 데 적어도 두 달 반의 시간이 소요된다.
단기간 체중을 줄이려는 단계에서는 칼로리 섭취를 줄이면서 운동 습관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목표 체중을 달성한 후에도 꾸준한 운동을 유지해야 요요현상을 겪지 않을 수 있다.
Q. 반대로, 운동을 하지 않고 섭취량만 줄인다면
A. 비만은 섭취하는 영양분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적어 여분의 에너지가 체지방 형태로 축적되는 질환이다. 성공적인 체중 조절을 위해선 식이 조절과 운동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특히 운동 없이 식이조절만으로 체중 감량을 하면 근감소 등이 생길 우려가 있으며, 이는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 습관은 체지방 감소, 근골격계 기능 향상, 제지방량(몸무게에서 지방량을 제외한 것) 증가, 기초대사율 증가 등의 효과를 가져 오기 때문에 추가적인 체중 감량과 감량된 체중 유지에 도움이 된다.
Q. 체중관리를 위해 섭취 열량을 줄일 때 주의할 점은
A. 체중 조절을 위해서 섭취 열량은 줄여야 하지만,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어 필수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매일 채소, 과일, 곡류, 고기·생선·달걀·콩류, 유제품류 식품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게 좋다. 특히 우리나라 식단은 대체로 탄수화물이 많은 만큼 식이조절을 하는 동안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섭취 열량을 줄일 때는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식사량에서 3분의 1가량을 감소시키고 간식, 음료 등으로 섭취하는 불필요한 당분을 줄이고, 고열량 식품을 먹지 않는 것을 권한다.
Q. 주말에 몰아서 운동해도 괜찮을까
A. 고강도 운동을 몰아서 하는 것도 낮은 강도의 운동을 여러 번 꾸준히 하는 것만큼 효과적이다. 즉 러닝머신을 이용해 1주일에 5번, 30분씩 중등도 운동을 하면서 땀을 빼는 것만큼, 주말에 수영장에서 75분 동안 힘차게 접영을 하는 것도 충분히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다만 짧은 시간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다 보면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