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올 연말 합병을 예정한 가운데,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금액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3일 오전 각각 인천 송도 컨벤시아와 쉐라톤호텔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계획서를 승인했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하는 형태로 헬스케어 보통주식 1주당 셀트리온 보통주식 0.4492620주가 배정된다. 합병기일은 오는 12월28일이다.
일단 합병 안건은 무난히 통과됐지만 반대 의사 비율이 적지 않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 측에 자신의 보유 주식을 정당한 가격에 사줄 것을 청구하는 권리다. 합병에 반대 의사를 밝힌 주주들은 다음달 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가는 셀트리온 15만81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7251원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는 합병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설정한 매수 한도 1조원을 넘어설 경우 합병 의결이 무산될 수 있고, 규모가 커질수록 회사가 투입할 자금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양사의 별도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각각 5666억원, 2097억원이다. 양사는 부족한 매수 대금을 금융회사 차입 등으로 조달한단 구상이다. 1조원 기준으로 봤을 때 2237억원에 달하는 돈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결정도 변수로 남았다. 국민연금은 이날 합병 의결 건에 대해 ‘기권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이 7.43%의 셀트리온 지분에 대해 모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면 셀트리온은 1조6405억원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짐펜트라’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판매 허가를 획득하며 그 성과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하는 주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짐펜트라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매하고 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의 피하주사제형 제품이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의 합병 의지는 확고하다. 서 회장은 합병 승인 안건이 의결된 직후 “주식매수청구 한도가 1조원으로 돼 있는데, 그 이상이 나와도 무조건 관철시키겠다”며 “빚을 내서라도 내 회사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한 매출 3조5000억원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단언했다.
앞서 지난 8월 서 회장은 합병 계획 발표 때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1차 합병을 연내 완료하고, 내년 셀트리온이 합성의약품 계열사 셀트리온제약을 합병하는 2단계 합병을 밝힌 바 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