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 공중보행로가 서울시의 도심 공원화 계획에 따라 오는 2026년 철거 절차에 들어간다. 2026년이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임기 4년차다. 해당 공중보행로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사업으로 약 1000억원을 들여 2021년 준공, 개통됐다. 하루 1만3000명이 이용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하루 200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24일 ‘세운재정비촉진계획’과 관련해 “공원 착공 시점에 맞춰 세운상가 공중보행로가 철거돼야 한다. 그대로 내버려 둔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시는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조사 등을 거쳐 2026년 정도에 공원을 착공할 계획이다.
이날 서울시는 브리핑을 통해 낙후된 세운상가를 비롯해 종묘에서 퇴계로 일대 약 43만㎡ 부지에 대규모 녹지공간과 업무 및 주거용 건물, 다양한 문화·상업시설이 어우러진 ‘녹지생태도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세운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발표하고,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공람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변경안에 따르면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PJ호텔, 인현(신성)상가, 진양상가 등 상가군의 단계적 공원화로 길이 1km, 면적 약 13만9000㎡에 달하는 도심녹지가 확보된다. 또한 낙후된 세운상가는 최고 37층 높이의 랜드마크 건물로 탈바꿈한다.
시는 세운상가군 전체를 존치정비구역(공원용지)으로 지정한 후, 향후 주변 개발과 연계해 기부채납을 받거나 통합재개발 등을 통해 공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특히 시민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원과 문화·여가 시설 마련을 위해 삼풍상가와 PJ호텔을 도시계획시설 공원으로 결정해 지역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우선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오세훈 시장은 지난 2006년 첫 번째 취임 직후 세운상가 일대를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해 도심 재개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해당 계획을 백지화하고 세운상가를 보존 및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세운상가 등 상가군을 잇는 공중보행료를 1000억원을 들여 2021년 설치했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임 시장님 시절, 공중보행로를 만들어 속된 표현으로 ‘대못질’을 해 놓고 나갔다. 이것이 거의 기능을 못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