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실적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KB금융지주가 호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여건에서도 실적 상승에 성공했다. 나머지 4대 금융지주도 호실적을 기록할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날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잠정 당기순이익 1조 3737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누적 당기순이익은 4조 3704억원에 달한다. 각각 지난해 동기 보다 0.4%, 8.2% 증가한 규모다. KB금융의 이같은 성장세가 유지되면 연간 당기순이익은 처음으로 5조원을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실적 상승 배경에는 KB국민은행이 있다. KB국민은행은 3분기 NIM이 1bp 하락하고, 연체율이 0.25%까지 상승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3.4% 많은 4486억원의 신용손실 충당금으로 쌓았다. 그럼에도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원화대출이 전 분기 대비 1.8% 증가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유가증권관련 손실이 줄어들면서 분기 기준 당기순이익 99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1% 늘어난 수치다.
특히 3분기 KB금융의 주요 자회사 가운데 실적이 상승한 곳은 KB국민은행이 유일하다. KB국민은행을 제외하고 KB증권(-8.4%), KB손해보험(-10.7%), KB국민카드(-25.4%), KB라이프생명(-7.8%), KB자산운용(-55.6%) 등은 모두 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 하락했다.
KB금융그룹 재무총괄임원은 KB손해보험에 대해 “이번 분기 일회성 손실을 제외한 KB손해보험의 3분기 경상적 당기순이익은 2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장기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시장지배력도 확대해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이 KB국민은행을 중심으로 수익성 하락과 충당금 부담을 이겨냈지만 나머지 금융지주 모두 이러한 이슈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증권가에서는 KB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이 모두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6일 실적발표에 나서는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839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실적을 내놓는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순익은 각각 1조 1977억원, 9404억원으로, 24.8%, 16.1%의 실적 하락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치가 제시됐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순이자마진 추가 하락에 따라 이자이익이 감소하고, 증시 부진과 금리 상승으로 비이자이익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은행별로는 대손비용 추가 적립의 영향에 따라 컨센서스와의 괴리 정도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