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0.29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가족, 참사 경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기념일 반응, 트라우마 증상 등을 예방을 위한 심리치유 지원에 나선다. 기념일 반응이란 불의의 사고로 가족·친지를 잃은 유족들이 피해자 기일이나 생일 등 피해자가 연상되는 특정 기념일을 맞았을 때 평소보다 더 우울하고 슬퍼지는 심리적 증상이다.
서울시는 오는 12월 말까지 10.29 이태원 참사 피해 유가족을 위한 특별 심리지원 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특별지원 기간 이후에도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심리상담, 회복프로그램, 찾아가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예방 교육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시민들이 일상을 회복할 때까지 촘촘한 지원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특별기간 중에는 긴급상황 발생을 막기 위한 24시간 핫라인 전화 상담 서비스(1577-0199)가 운영된다. 10.29 참사와 관련해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상담 중 자살 위험증상이 감지되면 응급출동해 현장 상담과 자해 위험성 등을 평가한 후 필요시엔 입원 등 응급조치도 연계한다.
당일 현장에 있었던 재난경험자들 처럼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민을 위한 ‘트라우마 회복 프로그램’도 가동한다. 전문가와 1대 1로 매칭 해 대면 또는 화상으로 4~6회 진행하며 일상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법, 심리적 어려움 직면 시 대처법, 자기돌봄 확대 등 체계적인 치유방안을 제시한다.
또한 당일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경찰관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극복과 예방을 위한 교육도 따로 마련했다. △긍정심리 훈련(동북권) △자기치유 위한 세라믹 테라피, 호흡법 등 치유전략(중부권) △마음챙김 명상(서남권) △복합외상증상 이해와 대처법(동남권) 등으로 구성된다. 원하는 교육을 선택해 서울심리지원센터(4곳)으로 신청하면 소방서·경찰서 등 현장을 직접 찾아가 맞춤형으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참여를 원하는 재난경험자는 정신건강통합플랫폼 블루터치 누리집(홈페이지) 또는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심리지원팀으로 신청하면 된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10.29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심각해질 수 있는 기념일 증상, PTSD를 최소화하기 위한 특별 치유지원 기간을 운영한다”며 “유가족·참사경험자를 비롯한 시민 누구나 참사의 슬픔과 트라우마에서 안정적으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도록 체계적이고 촘촘한 심리지원을 지속·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10.29 참사 1주기를 맞아 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참사의 아픔과 슬픔을 극복하는 길은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다중운집 행사 안전관리 조례’를 제정, 인공지능(AI) CCTV 설치 등 관련 제도와 시스템을 정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와 서울시는 10.29 참사를 결코 잊지 않겠다”면서 “희생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시민의 안전이 보장되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중단 없이 이어나갈 것을 거듭 약속한다”고 말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