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2030세계엑스포 이후 국제사회 연대의 중심축으로 거듭날 것이라 자부합니다”
29일 쿠키뉴스와 인터뷰에 응한 장성민 대통령실 특사 겸 미래전략기획관이 한 말이다.
요즘 장 특사의 하루는 분초를 다툰다. 2030세계부산엑스포 유치 명운을 가르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단 말이 딱 맞는 상황이다.
2030세계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BIE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로 결정된다. 부산엑스포 유치는 막대한 경제효과는 물론 대한민국의 발전상과 위상을 국제사회에 떨칠 기회다.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해 국가 전체가 유치 총력전에 나선 이유다.
장 특사는 지난해 7월 유치위 출범과 함께 실무 책임을 맡아 최일선에서 활약해왔다. 현재까지 170개국 지도자와 만나 지지 확보에 총력을 다했다. 특히 제3세계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아프리카는 BIE 회원국이 제일 많은 대륙으로 그는 일명 ‘코프리칸’으로 불릴 만큼 아프리카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지난 8월 말 파리TF 출범 이후부터는 현지에서 총괄 지휘하며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마지막 전략 수립에 집중해왔다. 마지막 스퍼트를 올리는 그에게 부산엑스포의 유치 노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장 특사와의 일문일답.
-부산엑스포가 핵심적으로 내세우는 의제는.
▷대한민국 정부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글로벌 연대’, ‘기후변화, 탄소중립(NET-ZERO)정신을 반영한 친환경 엑스포’를 핵심 의제로 내걸고 2030부산엑스포 유치전을 준비해왔다. 국제사회의 관점을 경쟁의 논리에서 연대의 가치로 전환한다는 지향점이 담겼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지원·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기후위기 극복’을 2030부산엑스포 의제로 설정했다.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추구하겠다는 목표 의식 때문이다. 세계엑스포 역사상 최초로 ‘플라스틱 일회용 사용금지(no single-use plastic)’ 방침도 제시했다. 부산엑스포에서는 박람회장 부지, 전시관 건축, 자재 운반‧수송, 철거 등 모든 분야에서 친환경 기술이 사용될 예정이다. 박람회장 앞바다에는 기후 난민을 가정한 해상도시를 조성해 해수면 상승과 극한 기후에 대한 해결 방안까지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이는 경쟁국인 이탈리아나 사우디아라비아와 비교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독보적인 가치다.
-현재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한국의 준비 상황은 어떤가.
▷약 1년 반 전만 해도 부산 엑스포에 대한 관심이 저조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국정목표로 설정하면서,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 내 신설된 미래전략기획관 직위를 맡았고, 전방위적 유치교섭을 담당해왔다. 민‧관 구분할 것 없이 범국가적 차원에서 ‘원 팀 코리아(One Team Korea)’ 정신으로 함께 뛰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최근 UN총회를 비롯해 전례가 없을 정도로 엑스포 총력전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코피 투혼’이라는 말까지 나왔겠나. 나 역시 지난 1년 간 지구촌을 돌며 시차와 악천후로 이루 말할 수 없는 육체적 한계와 정신적 고통을 받았지만, 국익을 위해 대통령의 특명에 ‘올인’해왔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통해 미래 세대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쉼 없이 강조해 왔다. 그 결과 ‘코리아 부산’에서 ‘부산 코리아’라는 말이 나올 만큼, 글로벌 연대의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아프리카가 유치전 향배를 가르는 ‘표밭’으로 꼽힌다. 이유는 무엇인가.
▷아프리카는 2030세계엑스포 개최지 결정 투표에 참여할 BIE 회원국들이 가장 많이 포진한 곳이다. 득표 전략상으로도 반드시 표심을 잡아야 하는 중요한 권역으로 꼽힌다. 또한 아프리카는 향후 세계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성장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대륙이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청년인구, 13억이라는 광대한 시장, 넒은 미개발 농경지 등이 강점이다. 대한민국의 4차 산업 혁명에 필요한 지하자원의 보고가 아프리카에 있다면, 아프리카에겐 식량·질병 위기 해결, 경제 발전, 교육 향상 등을 위해 한국의 선진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미래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차전지 시장이 확대되면서, 최근 한국 기업들이 이차전지 핵심 광물의 주요 생산국인 아프리카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가 힘을 합친다면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가 아프리카와의 ‘진정한 연대’를 통해 상생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이 아프리카 표심을 잡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점이 있다면.
▷아프리카 국가의 BIE 대표들을 만나면 건네는 말이 있다. ‘Together with Africa(아프리카와 함께)’다. 아프리카 전역에서 내 별명은 ‘코프리칸’으로 알려져 있다. 코리안-아프리칸의 합성어다. 아프리카에 친화적인 한국인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한국의 압축적인 경제성장 전략과 경험을 저개발국에 제공하겠다는 이른바 ‘물고기 잡는 법(How to fish)’ 전략이 공감을 얻고 있다는 방증이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연대의 관점’에서 아프리카의 국가들과 지속 가능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길 바란다. 내년 모든 아프리카 국가의 지도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하는 한-아프리카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목표의 일환이다. 대한민국은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발전, 개발협력, 식량안보, 기후변화 대응 등 각 국가들의 발전에 중요한 현안을 체계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개발협력(ODA)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한국형 라이스벨트(K-Ricebelt) 사업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심화하는 식량 위기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지원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2030부산엑스포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