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혁신위 첫 일정으로 광주 국립5⋅18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인 위원장의 광주행에는 혁신위원 13명 전원이 함께했다.
인 위원장은 3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인 위원장은 방명록에 ‘광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완성해 가고 있읍니다’ 라고 썼다. 준비한 문구를 옮겨적는 과정에서 오기로 인해 다시 작성하기도 했다.
방명록을 쓴 인 위원장은 현장에 미리 도착해 있던 5⋅18단체 회원들과 혁신위원, 당 관계자 100여 명과 참배에 나섰다. 인 위원장은 추모탑을 참배하고 행방불명자 묘역에 헌화했다. 이후 5초 가량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묵념했다.
인 위원장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의 영어 통역을 맡았다. 외신 기자들에게는 광주의 진실을 세상에 알린 ‘푸른 눈의 목격자’로 잘 알려져 있다.
참배를 마친 후 인 위원장은 취재진들과 만나 “글씨도 잘 못 쓰고, 묘지 앞에서 말문이 막혔다”며 “도저히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이 나오지 않아 죄송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광주 민주화운동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큰 업적이었고, 우리 기억 속에 남아있다”며 “유대인들이 한 말을 빌리자면, ‘용서는 하되 잊지 말자’”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자식들한테 광주의 의미를 잘 가르쳐서, 또 광주의 피해자 가족이나 돌아가신 분의 후손들을 적극 챙겨서, 지금까지는 지방에서 잘해왔지만, 이제는 중앙에서 다 포용하고 어디에든 가서 자랑스럽게 자신의 조상이나 어머니·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표의 말도 전했다. 인 위원장은 “제가 1980년 대학 1학년때 (전남) 도청에 들어가 통역했는데 두 가지 뚜렷한 기억이 남아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째는 북쪽을 향해 우리를 지켜주는 총이 왜 남쪽을 향하는지 모르겠다. 너무너무 원통하다’ 였다”며 “두번째는 우리를 공산주의자라 하는데 우리는 매일 애국가를 부르고 매일 반공구호를 외치고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는 시민군 대표 말씀이 오늘날까지 귀에서 쨍쨍 울린다”고 했다.
혁신위원회를 맞이한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 측은 5·18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 국가유공자법 개정 등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전달했다.
황일봉 부상자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헌법 전문 수록을 약속했다”며 “헌법 수록과 5·18 유공자들을 국가유공자로 승격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인 위원장은 “꼭 전달하고 관철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