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웃고’ 뷰티 ‘울고’…엇갈린 중국 유통 시장

패션 ‘웃고’ 뷰티 ‘울고’…엇갈린 중국 유통 시장

LG생활건강 등 뷰티업계, 중국 침체로 여전히 부진
이랜드 등 패션업계, 중국 리오프닝 영향 실적 개선

기사승인 2023-11-07 06:00:46
스파오 중국 치바오완커 매장. 이랜드

중국 소비 심리에 패션·뷰티업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K콘텐츠에 대한 선호도가 패션 수요로 이어지면서 패션업계는 때 아닌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반면, 뷰티업계는 코로나를 거치면서 중국 시장 내 ‘애국소비’ 등에 막혀 실적 부진의 늪을 지나는 중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1% 감소한 6702억원, 영업이익은 88.2% 줄어든 80억원에 그쳤다. 

아모레퍼시픽그룹 매출은 5.7% 줄어든 9633억원, 영업이익은 12.7% 감소한 288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사업의 경우 미주, 유럽, 중동, 일본에서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였으나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매출이 하락했다. 전년 대비 4% 감소한 317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소비가 예전에 비해 못 따라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중국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업체들의 주요 판매 채널인 면세와 중국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 사진=안세진 기자

반면 패션업체들은 중국 리오프닝 이후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4560억원, 영업이익은 13.8% 성장한 33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측은 “중국 법인의 성장이 영향을 미쳤다”며 “엔데믹 효과에 따라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과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매출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해외에서 유일하게 중국법인을 운영 중이다. 대표 브랜드인 빈폴과 국내에선 전개하지 않는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 라피도 등 2개의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데, 중국 사업의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신장했다.

이랜드 역시 올해 중국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내다본다. 이랜드의 중국법인은 지난해 1조16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기존 전개 중이던 여성복 브랜드 ‘이랜드’를 리뉴얼한 데 이어 올해 ‘뉴발란스 키즈’를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세다. 여기에 올해 재진출을 선언해 전개 중인 ‘스파오’까지 힘을 더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또한 이랜드는 중국에 연내 건축면적 약 10만평 규모의 패션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제2의 도약을 모색한다. 상하이시에 중국 본사와 연구·개발(R&D)센터뿐만 아니라 쇼핑몰, 스마트 물류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산업 단지를 조성해 직접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예전에는 이랜드 양국 법인이 따로 운영돼 왔다. 같은 회사지만 사실상 매장 내에서 취급하는 제품, 광고, 매장 구성은 전혀 달랐다”며 “하지만 현재 전략은 양국 간 경계를 없애는 데에 있다. 제품, 모델, 인테리어, 매장 음악까지 한국과 똑같다”고 말했다. 

이어 “뉴발란스의 경우에도 이랜드에서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당초 키즈 라인은 국내에서만 이뤄졌지만 본사 측의 요청으로 중국에서까지 사업을 전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패션과 뷰티시장의 온도차가 극명하게 갈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K패션은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계속해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며 “여기에 최근 중국 리오프닝 영향으로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실질적인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뷰티의 경우 팬데믹 기간 중국에선 애국소비 열풍이 분 데다 ‘한한령’ 부활 등의 조짐으로 국내 업체의 이탈을 시작으로 열기가 식었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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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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