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의 ‘부산엑스포 버스’가 유치 염원을 싣고 파리 시내 곳곳을 달린다.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파리 주재 대사들에게 투표권이 있는 만큼, 유치전에 전력투구를 다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6일(현지시각) 파리 에펠탑 인근의 센강 선상카페에 꾸며진 행사장에서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부산엑스포 버스’ 공개 행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장성민 대통령 특사와 LG 관계자 등 다수 민관 인사들이 참석했다.
다양한 노선으로 구성된 부산엑스포 버스는 에펠탑, 루브르 박물관, 상젤리제 거리 등 파리 도심에 위치한 대표적 명소뿐 아니라, 파리 외곽까지 누비며 ‘달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 LG전자와 LG에너지슬루션은 2층 대형 버스 두 대에 부산의 매력을 소개하는 랜드마크와 함께 ‘BUSAN is Ready!’ 등 엑스포 유치 염원을 보여주는 래핑광고를 선보였다.
아울러 LG는 지난 1일부터 파리 도심 곳곳에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약 300개의 광고판을 집중 배치했다. 지난 9월부터는 파리 사를드골 국제공항 내부의 6개 대형 광고판을 운영하는 등 BIE 총회가 열리는 파리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LG는 영국 런던에서도 11월 말까지 210대의 부산엑스포 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벨기에 브뤼셀의 유동인구가 많은 브뤼셀 중앙역 인근에 대형 옥외광고로 부산의 매력을 알리는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런던과 브뤼셀은 파리와 함께 BIE 회원국 대사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장 특사는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대한민국의 강한 의지를 전했다. 엑스포 정신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외교 기조와 맞닿아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장 특사는 지난해부터 세계 170여개국가의 지도자들을 만나며 부산엑스포 지지 확보에 힘써왔다. 지난달 초부터는 파리TF를 현지에서 총괄 지휘하며 중추적인 역할을 도맡고 있다.
장 특사는 “2030부산엑스포 포스터를 부착한 파리의 랩핑버스는 2030대”라며 “이는 2030 월드엑스포의 개최연도를 상징한다. 2030년에 반드시 성공적으로 부산엑스포를 유치하겠다는 강력한 열망과 의지의 표출”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날 에펠탑은 프랑스의 상징, 파리문화의 아이콘을 넘어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은 인류 최고의 기념물이 되었다. 이 에펠탑을 탄생시킨 것이 바로 1889년 파리 세계엑스포”라며 “파리엑스포가 없었더라면 에펠탑도 없었을 것이고, 오늘과 같은 2030 부산엑스포유치를 위한 역사적인 행사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리엑스포가 가장 성공적인 엑스포 중의 하나로 기록된 것처럼, 2030부산엑스포 역시 부산, 코리아를 넘고, 아시아를 뛰어넘는 성공적인 세계엑스포를 꿈꾸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전쟁의 잿더미를 딛고 원조수혜국에서 공여국이 된 한국의 성장 경험을 전 세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는 ‘부산 이니셔티브(Busan Initiative)’를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부산 이니셔티브는 한국이 짧은 기간 안에 이루어온 발전의 경험과 각 분야 최고의 기술들을 활용해 인류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프로젝트다.
앞서 윤 대통령 역시 지난 6월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BIE 총회에서 경쟁국 누구도 택하지 않은 ‘보답’ 테마를 제시했다. 과거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았던 부산이 오늘날 ‘글로벌 항구도시’로 거듭났으며, 한국은 BIE 회원국을 대상으로 총 1258개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해 큰 박수를 끌어낸 바 있다.
장 특사는 “윤 대통령은 부산이 없었더라면 대한민국의 자유도 없었고, 지금의 경제적 번영도 없었으며, 결국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라며 “부산에 2030 세계엑스포를 유치하려는 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신념은, 바로 자유를 지켜낸 부산의 역사적인 중요성과 가치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글로벌 중추국가의 포괄외교의 3대 기둥으로 자유, 평화, 번영의 기둥을 강조한다”라며 “3대 기둥 중의 번영의 한 축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LG그룹이 행사 주최자인 만큼 더욱 뜻 깊다. 민관이 서로 협력하여 함께 유치활동을 펼치는 것도 바로 연대의 엑스포를 지향하는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가치의 실천”이라고 짚었다.
특히 장 특사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통해 미래 세대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하는 등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알렸다. 세계엑스포 역사상 최초인 ‘노 싱글 유즈 플라스틱(no single-use plastic)’ 방침을 내세우면서다.
장 특사는 “연대의 가치는 오늘날 지구촌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대안”이라며 “부산엑스포는 국가와 국민이 하나로 연대하고, 세계가 하나로 연대하는 엑스포,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상 최초의 노 싱글 유즈 플라스틱 엑스포(No single use plastic Expo)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2030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로 결정된다. 특정 국가가 1차 투표에서 3분의2 이상을 얻지 못할 경우, 1·2위가 다시 경쟁하는 결선투표제 방식이다.
2030엑스포는 부산을 포함해 러시아 모스크바,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등 총 5개국이 신청했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탈락하며 현재 한국, 사우디, 이탈리아의 3파전으로 좁혀진 상태다. 이 중 사우디 리야드가 부산의 최대 경쟁도시로 꼽힌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