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 ‘한시적 공매도 금지’ 등 굵직한 민생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의제 선점에 성공했다는 평가와 기회주의적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교차한다.
최근 국민의힘 2기 지도부는 ‘정쟁 자제’ 방침을 세우고 정책 이슈 발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현실화한 ‘수도권 위기론’을 민생 정책으로 돌파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메가시티 서울, 공매도 한시 중단 등 정치적 파급력이 큰 의제를 던지며, 차곡차곡 판을 짜나가는 국민의힘을 두고 ‘기존 보수 여당과 달라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 쇄신에도 고삐를 당기고 있다. ‘통합’을 기치로 내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를 출범시키면서다. 혁신위는 1호 안건으로 ‘대사면’을 제시하며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를 취소했다. 다음 혁신 키워드로는 ‘희생’을 띄우며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세비 책정, 현역 국회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 파격적인 2호 혁신안을 내놨다.
청년 표심 잡기에도 나섰다. △당선권 가능 순번에 청년 비례 50% 할당 △당선 우세 지역에 청년 특구 지정 △정부 기구 및 지방자치단체 위원회에 청년위원 참여 의무화 및 확대 등으로 구성된 3호 혁신안을 제시했다.
다만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라며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있다. 특히 정책 승부는 유권자의 ‘기대 심리’를 키우는 전략인 만큼 흥행이 쉽지만, 기대했던 효과가 없을 경우 역풍도 크다. 시장을 혼란하게 하거나 부작용만 키우는 경우도 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4일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제대로 된 검토나 지역주민의 의견 수렴, 사회적 논의도 없이 마구잡이로 밀어붙이겠다니 국면 전환용 총선 포퓰리즘임을 숨기지 않는 노골적 태도가 놀랍다”라며 국민의힘을 질타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경제침체에 신음하는 국민을 외면한 채 부동산 기대심리만 부추기려는 총선용 정책 추진을 멈추고 국가 미래 비전과 발전 전략을 내놓고 국민을 납득시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적 합의로 만들어낸 중요한 정책을 포퓰리즘적으로 조변석개하듯 뜯어고치는 일들이 최근에 자주 발생한다”며 “잠시 달콤할지는 몰라도 독이 되는 일들을 벌이면 국정 실패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반발 조짐이 포착된다. 평소 중앙정치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온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지난 6일 “김포시의 서울특별시 편입 주장은 실현 가능성 없는 선거 포퓰리즘 정치 쇼”라며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당론으로 적극 추진하겠다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사실상 직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