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합동참모본부(합참) 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근무시간 주식 거래와 골프, 자녀 학교폭력 등을 놓고 여야를 막론하고 질타가 쏟아졌다. 김 후보자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수차례 고개를 숙였다.
근무 중 주식거래 논란…與 “국가 위기 상황에 부적절”…野 “검증 참사”
앞서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KRX)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21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근무시간 내 52차례에 걸쳐 총 5700만원의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징계 대상을 어떻게 권력의 총책임자인 합창의장의 후보자로 올렸는지 심각한 검증 참사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안규백 의원도 “작게는 1만원부터 많게는 1100만원까지 거래하면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겠나”라며 “의원도 회의중에 가상자산 거래했다고 해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인데 장성이 근무 중에 주식 거래한 게 다른 점이 있나. 더 위중한 상황이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도 김 후보자가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고 꼬집었다. 성일종 의원은 “주식은 시간 싸움이기 때문에 업무의 집중도가 흐트러질 수 있다. 앞으로 합참의장을 하게 되면 이런 부분은 야당 위원들의 지적을 각별히 유념하고 다짐해달라”고 당부했다. 윤재옥 의원 역시 “보직이 직접적으로 미사일 발사 상황을 관리할 직책이 아니었다고 해도 그런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군의 고위 간부로서 처신으로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국방개혁실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라며 “작전 직위에 있지 않다 보니 상황을 인지하는 부분이 늦지 않았나 생각한다. 제가 잘못했다고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자녀 학폭 논란에…김 후보자 “인지 못해…모든 것은 제 불찰”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도 도마에 올랐다. 앞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산교육청 및 해당 학교에서 제출받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딸은 2012년 5월 교내 화장실에서 동급생 5명과 함께 피해자인 동급생 1명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김 후보자의 딸은 이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1호 조치인 ‘피해 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처분을 받았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자녀 학폭 의혹에 대해 “후보자는 학생부나 학적 상에 기록이 없고 출석정지 통보서를 받은 기억 없다고 답변했는데 법 절차가 진행됐던 사안들이 있기 때문에 기억 못한다고 대답하는 건 사건을 축소하려는 의도로 비춰질 수 있다”고 추궁했다.
김병주 민주당 위원도 “여러 차례 (학교폭력 사실을) 질문했는데 본인은 몰랐다고 답변한 것 맞느냐”며 “지도자나 후보자에게 가장 주요한 덕목은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학폭이라는 사실을 아이는 인지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반성문으로 끝날 수 있었다고 판단했고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린 것도 통보받지 못해서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자녀 학교폭력과 관련해 먼저 관련 학생과 학부모님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인사 검증 과정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수 차례 있었으나 당시에 이를 인지하지 못해 없는 것으로 답변했다. 모든 것은 저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北미사일 도발 당시 골프…김 후보자 “임명되면 골프 안 치겠다”
김 후보자의 잦은 군 내 골프장 이용에 대해서도 추궁이 이어졌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한 지난해 3월5일 오후 군 내 골프장을 이용했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야당 의원들은 “합참의장으로서는 국가 안보를 위한 애국심과 군인 정신이 턱도 없이 부족하다”라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다만 국민의힘에서는 이견이 나왔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평소에 군인들이 위수지역을 멀리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부대 근처에서 체력단련을 하라고 해서 골프장을 만들었다”며 “평일에 했다면 문제가 되지만 전투휴무나 휴일을 이용해서 운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군인으로서 골프를 치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 명확하게 규정돼있고 이를 따랐다고 설명하면서도 “(골프 약속을) 취소하는 게 적절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당시 골프를 누구하고 쳤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을 피했다. 또 “의장이 되면 골프 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기호 의원은 “처신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지금까지 너무 간과하고 살아오신 것 같다. 군 생활하시는 동안 자신에 대해 엄격하지 않으셨다”며 “의장이 되면 국군 서열 1위, 50만 군인이 쳐다보고 있는 사람이다. 누구보다도 깨끗하고 정의롭고 바른 언행을 해야 한다. 많은 부분에서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이런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후 만약 제게 기회를 주신다면 합참의장으로서 임무에만 매진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