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 악영향 지속…깡통기업·신용불량자 ‘급증’

고금리 기조 악영향 지속…깡통기업·신용불량자 ‘급증’

상반기 말 기준 금융채무 불이행자 77만7200명…전년比 6.3% 증가
4대 시중은행 기업대출 부문 무수익여신 4000억원 가량↑

기사승인 2023-11-20 10:06:53
쿠키뉴스DB.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대출 이자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가계와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종 부도 처리되거나 파산·청산 절차에 돌입한 기업들의 ‘깡통 대출’이 속출하는가 하면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대출자가 올해 들어서만 4만5000명이 넘게 증가했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신용정보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총 77만7200명으로 지난해 말보다는 6.3%(4만5800명) 늘었다.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과거 신용불량자를 대체해 쓰이는 표현이다. 채무를 90일 이상 연체해 신용정보원에 해당 정보가 등재된 이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신용카드 이용과 대출 등 신용 거래가 제한된다.

개인이 떠안고 있는 부채 규모도 증가세다. 금융채무 불이행자들이 지고 있는 1인당 평균 빚은 1억2040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는 1.3%(150만원), 2021년 말 대비 4.4%(510만원) 증가했다.

금융채무 불이행자에 더해 개인회생도 늘어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접수된 개인회생은 6만159건에 달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개인회생 신청 규모는 10만건을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2021년과 지난해에 각각 8만1003명과 8만9933건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불어난 수치다.

고금리의 여파는 가계를 넘어 기업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2조277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조8988억원으로 2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4대 은행 총여신이 1295조7838억원에서 1334조2666억 원으로 3.0%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에 따라 총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0.18%에서 0.22%로 높아졌다.

무수익여신은 가계보다 기업 대출에서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수익여신은 원리금은 커녕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대출을 뜻한다. 은행들은 3개월 이상 원금상환이 연체된 여신에 이자 미계상 여신을 추가 반영해 무수익여신 잔액을 산정하며, 고정이하여신보다 더 악성으로 취급한다.

4대 은행의 기업대출 부문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말 1조531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조 9754억원으로 29.0% 늘었다. 일부 은행은 50%정도 늘었다. 같은 기간의 가계대출 부문 무수익여신이 7462억원에서 9234억원으로 23.7%로 증가한 것보다 더 가파른 증가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같은 연체라도 차주가 처한 환경에 따라 성격이 보다 나쁠 수 있는 여신부터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는 핀셋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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