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제격”…국민의힘, 총선 ‘비장의 카드’ 내놓을까

“한동훈이 제격”…국민의힘, 총선 ‘비장의 카드’ 내놓을까

17일 대구 방문… 출마설엔 “의견 많을 수 있다” 말 아껴
적십자 봉사에 ‘한동훈 부인’ 진은정 변호사 등장
서울 박빙지 출마·비대위 투입 등 시나리오 솔솔

기사승인 2023-11-20 17:57:01
한동훈 법무부 장관. 사진=임형택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등판설이 불붙고 있다. 한 장관이 국민의힘의 ‘구원 투수’ 역할을 해낼지 정치권의 주목도 높아지고 있다.

한 장관은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인구포럼’에 참석한 뒤 ‘총선 관련 구체적인 계획을 언제 밝힐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저는 제가 할 일 열심히 하고 있다.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한 장관의 행보는 ‘총선 모드’로 빠르게 기울어가는 양상이다. 지난 15일 부인 진은정 변호사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 정계 입문설에 불을 지핀 데 이어, 17일 ‘보수의 성지’인 대구를 찾아 정치인 행보를 보이면서다. 한 장관은 이날 서울행 열차 탑승시간을 3시간가량 미룬채 시민들의 사진·사인 요청에 응했다.

한 장관은 이날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의견은 많을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기존에 “법무부 장관으로서 할 일만 한다”며 적극 부인해오던 태도와 차이가 크다. 또 “처참한 6·25전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적에게 이 도시를 내주지 않으셨다. 평소 대구시민들을 대단히 존경해왔다”라며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텃밭 민심’을 달래기 위한 호소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장관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다양한 시나리오가 언급된다. 크게 총선 지역구 출마, 비상대책위원장, 선대위원장 투입설 등으로 나뉜다. 여권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수도권 위기론 돌파를 위해 서울 박빙 지역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구로는 ‘정치 1번지’ 서울 종로 또는 박빙 지역인 용산, 마포 등이 꼽힌다. 이외에도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총선 시기 ‘당의 얼굴’로 꼽히는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이끄는 경우의 수도 거론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대구 수성구 스마일센터 방문 중 한 시민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안팎에서는 한 장관의 총선 역할론을 기대하는 기류가 포착된다.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 선거 견인·중도 외연 확장을 통해 승리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실제로 한 장관의 정치적 체급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초반에는 △엘리트 검사 출신 △현직 대통령의 최측근 △최연소 법무부 장관 이력 등 화려한 배경으로 눈길을 끌었다면, 최근에는 민주당과 수차례 각을 세우며 여권의 ‘빅스피커’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여타 정치인들을 압도하는 언변과 주목받는 의제를 던지는 정무 감각을 두루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이날 “(한 장관은) 대중적 지지와 인지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소위 우리가 말하는 어려운 지역에 가서 본인을 희생하면서 승리로 이끌어낼 수 있는 역할을 한다면 당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한 장관에 대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총선 판도를 흔들 수 있는 비장의 카드”라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고심도 덩달아 깊어질 전망이다. 한 장관의 등판이 중도·무당층 호응을 얻어내면서 여권의 ‘비장 카드’가 될 수 있는 탓이다. 앞서 민주당이 한 장관의 탄핵소추를 검토하다 접은 것을 두고 정가에서는 ‘한동훈 리스크’를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에게는 총선승리를 위해 전반적으로 선거 분위기를 주도할 만한 이른바 ‘스타’가 필요하다”라며 “인지도·실력·전투력 3박자를 골고루 갖춘 한 장관이 제격”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의 ‘한 장관 탄핵’ 움직임에 대해서는 “어리고 건방진 것은 탄핵 요건이 될 수 없다”라며 “되레 한 장관의 존재감을 키워주고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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