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통해 서울과 평택, 오산은 물론 괌과 하와이의 군사 기지를 촬영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확보에 대응해 오는 30일 독자 정찰위성 1호기를 쏘아 올릴 계획이다. 군은 정찰위성 성능 측면에서 우리 군의 정찰위성이 북한의 위성을 압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한은 25일 ‘만리경 1호’로 서울과 평택, 오산, 부산, 대구, 진해 등 한반도는 물론 괌과 하와이의 미군기지까지 정찰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25일 오전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또다시 찾으시어 오전 9시 59분 40초부터 10시 2분 10초 사이에 정찰위성이 적측 지역의 진해, 부산, 울산, 포항, 대구, 강릉 등 중요 표적지역들을 촬영한 사진들을 보셨다”고 보도했다.
통신 보도에 따르면 정찰위성은 부산 군항에 정박해 있는 미 해군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포착에 성공했으며. 미국 하와이 상공을 통과하면서 진주만의 미 해군기지와 호놀룰루의 히캄 공군기지 등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정찰위성이 촬영한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북한의 정찰위성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서브미터(위성에서 촬영한 영상이 1m 미만의 물체를 파악할 정도)’급 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이와 관련해 “정찰위성의 성능에 대해 국정원은 구체적인 사진을 확인해야만 정말 정찰위성인지 아니면 정찰위성의 성능은 발휘하지 못하는 것인지를 알 수 있다고 국정원에서 답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북한의 1차 위성발사 당시 우리 군이 수거한 위성의 부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위성의 카메라 해상도가 서브미터급에 미달한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급격히 강화되면서 북 위성의 성능상향 가능성도 존재한다.
우리 군은 북한의 위성 발사에 맞서 독자 정찰위성 확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현재 한국군은 독자 정찰위성이 없어 미국 정찰위성에 정보를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군은 군사 정찰위성 획득을 목표로 하는 ‘425 사업’을 추진 중이다.
1조2000억원이 투입되는 425 사업은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고성능 영상 레이더 탑재 위성 4기와 전자광학·적외선(IR) 탑재 위성 1기 등 정찰위성 5기를 2025년까지 전력화하는 사업이다.
당초 목표는 2020년 1호기를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달 30일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우리 군의 정찰위성 해상도는 가로세로 0.3∼0.5m 수준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기는 2025년까지 전력화될 예정이다.
특히 추가 발사되는 4기는 전자기파를 위성에서 발사해 반사되는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이를 컴퓨터로 합성해 재구성하는 합성개구레이더(SAR) 방식으로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김승겸 합참의장은 지난 24일 합참 주최 ‘합동군사우주력 발전 세미나’에서 “올해 군 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5기를 전력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다목적 실용위성 개발 참여 등 국가우주개발과 연계해 우주전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정찰위성 5기가 전력화될 경우 북한 미사일 기지와 핵실험장 등을 2시간 마다 정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