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는 받을 수 있을까’ 너무 높은 은행 신용대출 문턱  

‘여기서는 받을 수 있을까’ 너무 높은 은행 신용대출 문턱  

금융당국 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주문

기사승인 2023-11-29 06:00:28
시중은행 창구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시중은행들이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가운데 우리은행의 신용대출 문턱이 5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례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의 대출 문턱도 시중은행 수준으로 높았다. 금융당국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은행권은 고금리 장기화 기조 속에 대출 부실을 우려하고 있다.

29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과 3대 인터넷전문은행이 10월 신규 취급한 신용대출 이용자의 평균 신용점수는 835~931.35점으로 집계됐다. 8개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 신용대출 이용자 평균 신용점수가 931.35점으로 가장 높았다. 신용대출 이용자의 평균 신용점수가 높다는 것은 은행의 대출 심사가 그만큼 까다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이 901.00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하나은행은 914.00점, 신한은행은 917.70점, NH농협은행은 916.00점을 보였다. 5개 시중은행 모두 신용점수 900점 내외의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신용대출을 취급하고 있었다.

올해 1월 취급된 신용대출과 비교해 보면 KB국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 이용자의 신용점수가 모두 상승했다. 시중은행이 신용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대출을 받은 차주의 신용점수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NH농협은행이 올해 1월 890.00점에서 916.00점으로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KB국민은행의 경우 9월 평균 신용점수가 947.00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았지만 10월 급격히 하락하면서 연초 대비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저신용자 대출에 특화된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이용자의 평균 신용점수가 923.70점으로 3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토스뱅크의 이용자 평균 신용점수는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 보다 높은 수준이다. 토스뱅크가 시중은행 보다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공급하고 있다는 말이다. 

토스뱅크는 올해 1월 866.81점으로 인터넷은행 3사 가운데 이용자 평균 신용점수가 가장 낮았지만 10월 923.70으로 급격히 높아졌다. 이는 건전성 관리를 위한 대출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토스뱅크의 2분기 기준 대출 연체율은 1.56%로 카카오뱅크(0.52%)의 세배 수준이다.

반면 케이뱅크는 873.33점, 카카오뱅크는 835.00점으로 나머지 인터넷은행은 모두 800점대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는 917.80점에서 835.00점으로, 케이뱅크는 898.00점에서 835.00점으로 연초 대비 평균 신용점수가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케이뱅크는 10월 기준 8개 은행 가운데 이용자의 평균 신용점수가 가장 낮았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에 이어 경기 침체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은행권이 자금공급 확대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7일 국내 은행장들을 만나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공급도 각 은행별 상황에 맞게 소홀함 없이 이루어지도록 은행장들께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당국의 이러한 주문에 다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자금공급을 확대하는데 건전성 문제가 있다”며 “연체율이 늘어나는 것도 금융안전성 차원에서 문제가 되기 때문에 대출 심사를 완화해 대출 공급을 늘리는 것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