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게임’ 주담대 대환대출 온다…엇갈리는 금융사 반응

‘본게임’ 주담대 대환대출 온다…엇갈리는 금융사 반응

대환대출 인프라 대상 주담대 확대…내년 1월 출시 예정
주담대 규모만 1000조원…역대급 ‘머니무브’ 가능성↑

기사승인 2023-11-29 14:00:02
금융위원회 제공.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 서비스가 내년 초 시행된다. 국내 주담대 규모만 약 1000조에 달하는 만큼 비대면 대환대출이 진행되면 역대급 머니무브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과 플랫폼 영향력이 강한 핀테크에서는 환영하지만 은행권에서는 난색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1월께부터 스마트폰 등 온라인에서 대출을 비교하고 갈아타는 ‘원스톱 대환 대출 서비스’를 주담대와 전세대출로 확대하기로 했다. 

‘원스톱 대환 대출’은 총 32개 금융사가 참여한 19개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금융위는 지난 5월31일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이달 10일 기준 누적 이용액이 2조원을 넘어섰다. 일 평균 약 185억원의 신용대출이 이동한 셈이다.

금융위는 원스톱 대환 대출 서비스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총 8만7843명의 금융소비자가 낮은 금리로 대환에 성공했고, 절감된 이자 부담은 연간 약 398억원 수준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주담대와 전세대출까지 확대되면 편의성과 금리절감 효과가 더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실제로 금융업계에서는 주담대 비대면 대환이 ‘본게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9조1000억원으로, 이중 주담대 잔액은 1049조1000억원에 이른다. 은행 입장에서는 1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만 521조원 규모다. 1금융권과 2금융권 간 대환 이동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각 업권끼리 500조원의 ‘머니무브’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주담대와 전세대출 비대면 대환대출 서비스는 연말부터 단계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주담대 대환대출을 먼저 개시한 뒤 순차적으로 전세대출 대환대출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주담대의 경우 32개 금융회사(은행 18개, 저축은행 3개, 캐피탈사 1개, 보험사 10개)가 참여할 예정이다. 주담대 대상 주택은 아파트로 한정된다. 아파트는 KB국민은행 시세를 바로 받아볼 수 있지만 연립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은 시세 확인이 바로 불가능해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전세대출은 22개 금융회사(은행 18개, 보험사 4개)가 참여한다.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금융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먼저 인터넷은행을 비롯해 대환대출 서비스들을 운영하고 있는 핀테크 업체들은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신용대환대출보다 훨씬 큰 규모의 대출 갈아타기 시장이 곧 열리는 만큼 플랫폼 운영업체들은 신규 금융사 입점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더 많은 금융사, 특히 시중은행들을 끌어들이는 업체들이 대환대출 서비스에서 이점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시중은행에서는 반응이 뜨겁지는 않은 모양새다. 기존 고객을 지켜야 하는 전통 금융사들 입장에선 대환대출 플랫폼이 은행 수익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은행에서는 중개수수료 책정을 가장 걱정하고 있다. 핀테크가 운영하는 플랫폼에서 은행 대환대출이 이뤄지면 은행은 핀테크사에 중개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은행들은 다른 은행 또는 금융사와 대출금리 경쟁을 벌이면서도 핀테크에 낼 수수료 부담까지 떠안는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의 부동산 대출은 주로 영업점에서 취급하다 보니 근저당 설정 비용부터 수수료 등 인터넷은행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며 “인터넷은행보다 운영비용이 더 큰 시중은행으로선 대출금리 인하 여력이 인뱅보다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