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가 교육청이 제시한 인상액의 절반인 200원을, 50:50의 분담률을 제시하면서 난항을 겪어왔다.
전남교육청은 2024년 식품비 단가를 400원 인상하고 종전 33:67이었던 전남교육청과 전남도청의 식품비 분담률을 40:60으로 조정한 예산안을 제출했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지난 22일, 신민호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 주재로 양측 실무 부서간 협의가 진행됐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두 기관은 24일 열린 학교급식지원심의위원회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해 각 위원들의 의견을 도의회에 제출, 의회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지만, 협상은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교육청 안대로 400원을 인상하게 되면 4111원으로, 전국 평균 4071원보다 높아 지지만 전국 17개 교육청 중 8위로 중위권에 머물게 된다.
전남도 안대로 200원을 인상하면 전국 평균치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3911원으로, 올해보다 한 계단 더 내려앉은 전국 14위가 된다.
내년도 한끼 식품비 단가는 전국 대부분이 4000원을 넘어섰고, 3000원대는 전남을 비롯해 5개 지역밖에 되지 않는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분담률은 식품비에 한정된 사항으로, 무상급식을 위한 운영비와 인건비까지 포함할 경우 올 실질 분담률은 교육청 65%, 지자체 35%로 바뀐다. 일부 지자체가 운영비와 인건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대응투자하지만, 전남은 1477억 원 전액을 교육청이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교육청 측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나, 학교급식에 영향이 큰 농산물‧석유류 등의 생활물가, 채소‧과일 중심의 신선식품 상승 폭이 지나치게 커 400원을 인상하더라도 급식 질 향상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남도는 올해 8월 기준 5% 오른 소비자물가지수와 평균 7%인 타 시도 내년도 인상률을 감안해 200원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었다고 밝혔다.
또 공식적인 발표는 할 단계가 아니지만 의미 있는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다.
기회개정부 자료에 따르면 10월 전년대비 소비자물가지수는 3.8%, 생활물가는 4.6%, 신선식품 가격은 12.1% 각각 상승했다.
전남교육청이 제시한 400원 인상과 절충안인 45대 55 분담률로 가정했을 경우 교육청은 처음 제시한 안보다 63억 원을 더 부담해 올해 대비 191억 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고, 전남도는 처음 제시한 안보다 94억 원을 더 부담하지만, 717억 원을 부담했던 올해보다는 55억 원이 줄어든다.
한편 2023년 전남 무상급식 식품비는 전남교육청에서 33%(358억 원), 전남도와 각 시‧군 등 지자체에서 67%(846억 원)를 분담해 총 1204억 원으로, 학생 1인당 한끼 식품비 단가(학생 수 500명 기준)는 평균 3711원이다.
전국 식품비 단가는 지역 우수 농수축산물 추가 지원금 포함 평균 3862원으로 전남보다 많다. 가장 많은 지역은 경북으로 4356원, 2위 경기 4203원, 3위 제주 4130원, 4위 충북 4113원으로 4개 지역이 4000원을 넘어섰다.
박형대(장흥1, 진보) 전남도의원과 전남교육회의는 지난 20일 전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상급식 예산을 제대로 편성하지 못한 전남도와 교육청을 비판하며 두 기관의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오미화(영광2, 진보) 의원도 지난 28일 열린 전남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에서 양 기관이 각각 다른 예산안을 제출했다며 “본예산 심사 전 합의”를 주문했다.
오 의원은 “전남은 무상급식 지원사업을 선제적으로 시행했었지만, 전국적으로 무상급식 식품비 단가가 낮은 지자체”라고 꼬집었다.
또 “양 기관 미합의 시, 결국 세입 결손액이 발생해 무상급식 식품비 단가 감액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단가가 낮으면 학부모들은 양질의 급식 제공이 어려워질까 혼란스러워하니, 두 기관은 내년도 무상급식 예산을 제대로 편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