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강등에 팬들도 분노…홍염 이어 ‘버스 막기’까지 [K리그]

수원 강등에 팬들도 분노…홍염 이어 ‘버스 막기’까지 [K리그]

기사승인 2023-12-02 18:06:46
팬들과 대치로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못하는 수원 구단 버스. 사진=김찬홍 기자

강등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수원 팬들이 분노를 표출했다.

수원 삼성과 강원FC는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3’ 파이널라운드B(하위 라운드) 맞대결에서 0대 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간 11위였던 수원FC는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1대 1로 비겼다.

이로써 강등권 최종 순위는 10위 강원(승점 34점), 11위 수원FC(승점 33점), 12위 수원(승점 33점)으로 마무리됐다. 최하위 수원(35골)은 수원FC(44골)와 승점은 같지만 다득점에서 9골이나 밀려 최하위가 확정, 자동 강등됐다.

수원은 1995년 창단 이후 국내 프로스포츠 최고 인기 구단 중 하나로 명성을 떨쳐왔다. 역대 성적으로도 K리그1 4회, FA컵 5회, 리그컵 6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거두며 K리그 최고의 명문팀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모기업의 투자가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점점 하위권을 멤돌았다. 지난 시즌에는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FC안양에 승리해 간신히 강등을 면했지만, 올해는 감독을 두 차례나 바꾸는 촌극에도 홈에서 최악의 결말을 맞았다.

경기장 입구 일부에 경찰들이 배치됐다. 사진=김찬홍 기자

선수들도 망연자실했다. 눈물을 보이는 선수들도 있었고, 고개를 숙이고 주저앉은 선수들도 있었다. 

팬들도 적지 않게 당황한 모습이었다. 경기 종료 직후 강등이 확정되자 경기장에는 원정 응원석을 제외하고는 침묵이 흘렀다. 눈물을 흘리는 팬들도 여럿 있었다. 

염기훈 감독 대행을 비롯 수원 선수단과 오동석 수원 단장, 이준 대표이사 등 구단 프런트들이 도열해 팬들 앞에서 사과했다. 구단 측은 경기 후 전광판을 통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재창단의 각오로 다시 태어나는 수원이 되겠다”고 메시지를 남겼지만, 성난 팬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분노한 일부 팬들은 그라운드를 향해 홍염(연막탄)을 뿌리기도 했다.

팬들에 막혀 수원 구단 버스가 나가지 못하고 있다. 사진=김찬홍 기자

경기가 끝나고도 팬들의 분노는 식지 않았다. 몇몇 팬들은 “오 단장은 사퇴하라”면서 경기장 주차장 길목에 서서 구단 버스를 가로 막았다. 여전히 버스는 경기장을 빠져나가지 못한 상황이다. 결국 오 단장은 팬들 앞에 다시 나와 고개를 숙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단 버스 근처에 있던 한 팬은 “구단이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것이다. 위기가 올 때부터 계속 감독만 바꾸거나, 별 다른 계획 없이 움직이려고만 했다”면서 “이런 상황을 마주한 현실이 너무 슬프다. 구단이 제발 바뀌어서 다음 시즌에 K리그2(2부리그)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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