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故김용균 사건 원청대표 무죄…관련자 10명 유죄

대법, 故김용균 사건 원청대표 무죄…관련자 10명 유죄

기사승인 2023-12-07 11:20:46
지난 4일 오전 서울 대법원 앞에서 고 김용균 노동자 사망 사건 관련 대법원의 책임 있는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려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사망 사고의 형사 책임을 원청 기업 대표에게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7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에서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서부발전의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는 지난 2018년 12월11일 오전 3시20분 석탄 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지난 2020년 8월 원·하청 기업 법인과 사장 등 임직원 14명에게 사망 사고에 대한 형사 책임이 인정된다며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1·2심은 김병숙 전 서부발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표이사는 안전보건 방침을 설정하고 승인하는 역할에 그칠 뿐, 작업 현장의 구체적 안전 점검과 예방조치 책임은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인 태안발전본부장에게 있었다는 이유였다.

2심 법원은 “피고인이 컨베이어 벨트 설비의 현황이나 운전원들 작업방식의 위험성에 관해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태안발전본부 내 개별적인 설비에 등까지 작업환경을 점검하고 위험 예방 조치 등을 이행할 구체적, 직접적 주의의무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사의 불복에도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이날 원청 대표와 함께 기소된 서부발전·발전기술 임직원 중 10명과 발전기술 법인은 유죄를 선고받았다.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김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고, 산업안전보건법상 요구되는 최소한의 안전조치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 인정됐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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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kukinews.com
유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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