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한 신협에서 강도 범행 후 베트남으로 도주했다 붙잡힌 4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피고인 A(47)씨 변호인은 7일 대전지법 형사11부(최석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수강도와 상습도박 혐의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피해자의 합의 의사를 확인하는 등 양형 조사를 진행한다.

A씨는 지난 8월18일 대전 관저동 한 신협에 소화기 분말을 뿌리며 진입한 후 직원을 흉기로 위협해 3900만원을 빼앗았다. A씨는 범행 뒤 미리 준비한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훔친 오토바이와 택시 등 이동 수단을 자주 바꿔 가며 CCTV가 없는 길만 찾아 도주로를 확보했다. 옷을 여러 차례 갈아입고 장갑을 껴 지문을 남기지 않는 등 경찰 수사망을 피해 베트남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에 A씨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했고, 지난달 10일 베트남 다낭 한 호텔 카지노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검거 당시 한화 200만원 상당의 카지노 칩을 갖고 있었으며, 훔친 돈을 대부분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가 2021년 3월부터 지난 8월까지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다 파산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도박에 이용된 금액은 4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A씨는 이 과정에서 수억원의 채무와 빚 독촉에 시달리자 결국 청원경찰이 근무하지 않는 신협 지점을 노려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