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에서는 프로기사 9단에게 ‘입신(入神)’이라는 칭호를 부여한다. 바둑에 관한 한 신의 경지에 들어섰다는 극찬인데, 9단들만 출전 가능한 경기가 있다.

바로 입신들만의 제전,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이 그 주인공인데, 20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제25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이 대진추첨식을 갖고 본격적인 여정에 돌입했다. 한국기원 2층에서 열린 추첨식에는 후원사인 동서식품 최상인 상무와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 한국프로기사협회 한종진 회장과 출전 선수 6명 등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전기대회 시드를 받은 우승자 신진서 9단, 준우승자 이원영 9단을 비롯해 박정환⋅변상일⋅신민준⋅김명훈 9단 등 랭킹 상위자 30명 등 총 32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전기시드자와 상위랭커 6명 등 총 8명이 분산배치를 위해 먼저 추첨에 들어갔으며, 나머지 선수들의 추첨이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후원사 최상인 상무와 한종진 기사회장, 바둑TV 최명훈⋅이희성 해설위원이 현장에 오지 못한 기사들의 대리 추첨을 진행했다.

추첨결과 디펜딩 챔피언 신진서 9단의 첫 상대는 최철한 9단으로 결정됐다. 랭킹 2위 박정환 9단은 안국현 9단과 만붙고, 홍일점 최정 9단은 안성준 9단을 상대한다.

직접 추첨에 나선 신민준 9단은 “맥심커피배 출전 초반에는 결승까지 가서 좋은 성적을 거둔 기억이 있는데, 그 이후에는 계속 탈락하면서 아쉬움이 많았다”며 “이번에는 잘해서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맥심커피배 첫 출전인 김정현 9단은 “입신에 등극해야만 나올 수 있는 시합인만큼 많은 기사들이 참가를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 역시 나오고 싶었지만 입신이 늦어지면서 대회 데뷔가 늦었다”고 돌아보면서 “늦은 만큼 이번에 강한 임팩트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후원사인 동서식품 최상인 상무는 “맥심커피배가 연초 제일 먼저 시작하는 대회로 알고 있다. 올해가 벌써 25회인데 바둑 최고단위인 9단들만 참가하는 대회로 남다른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번에는 첫 라운드부터 강자끼리 붙는 대국을 별로 없는 것 같다. 올해 대진은 골고루 잘 배분된 것 같다”고 평했다. 

제25기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은 내년 1월 1일 변상일 9단과 한승주 9단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4개월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7시 바둑TV에서 본선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동서식품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은 우승 5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20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시간누적방식으로 각자 10분에 추가시간 30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