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탈당 후 신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이 국민의힘 내에서 쌓은 모든 정치적 자산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27일 서울 노원구 소재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 동시에 국민의힘에서 갖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며 “내가 추진하는 신당은 일련의 아픔들과 부당함을 절대 잊고 지나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아픈 사연과 박정훈 대령의 고난 서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하는데 정치권은 이미 이슈로 이슈를 덮는 방식으로 해법 없이 잊혀가길 바란다”며 “몇 개의 의석을 만들어낼지 확실하지 않은 누군가의 말에 신빙성이 없고 실행이 담보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더 많은 의석을 만들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평생 사게 될 주식 중 가장 큰 수익률을 담보하는 주식은 바로 이 신당에 투자하는 지지와 성원”이라며 “자녀와 손자·손녀에게 미래지향적인 대한민국을 상속세 없는 유산으로 남겨 달라”고 전했다.
또 “내가 정당을 끌어 나갈 돈이 있냐, 사람이 있냐 설왕설래 한다”며 “3000만원으로 전당대회를 승리하는 방식이 정치개혁의 실증적 사례였던 것처럼 나눠줄 돈과 동원할 조직 없이 당을 만들어 성공한다면 정치 문화가 확 바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내년 4월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닌 상계동의 꿈, 보편적인 민주 시민의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 여러분을 대표할 수 있도록 내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며 “희망의 언어로 미래를 키울 때 다시는 투표용지가 킬러문항처럼 느껴지지 않을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직을 맡았을 당시 윤석열 대통령 등과 있었던 일화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탄핵의 상처를 겪은 당원들에게 어떻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야 하는 당위적 목표 속에서 때로는 대선 후보를 강하게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며 “좋았던 결과보다도 그 과정이 불편했던 당원이 있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호사가들은 국민의힘과 보수진영의 현 상황이 좋지 않다면 때를 기다리고 기회를 보라고 얘기했다”며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 실제로 이미 몇 달 전 책임 있는 사람에게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의 자리를 제안 받았지만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고 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