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4년부터 제주도에서 국내 공공 전기차 충전소 이용 시 안내문 및 이용 방법을 외국어로도 안내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외국어 지원 서비스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환경부에 따르면 제주도는 오는 2024년 2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전기차 충전소 이용 방법 및 공공 전기차 안내문을 영어로 안내하는 시범 운영을 추진한다. 환경부가 제주도에서 운영·관리하는 전기차 충전기 342기에 먼저 시범 운영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제주도는 외국인 관광객의 전기차 렌트 비율이 높다”며 “전기차 이용 시 외국어 지원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지속돼 내년 시범 운영을 통해 필요성을 파악한 후 전국적으로 확대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어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소프트 업데이트가 필요해 정부 예산 없이는 어려운 실정이다.
환경부로부터 전기차 충전기 운영 관리를 위탁받아 운영하는 한국자동차환경협회는 외국어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예산을 오는 2024년 1월 내로 받을 예정이다.
향후 외국어 지원 서비스 전국 확대 여부는 제주도내 렌터카 업체와 외국인 관광객의 피드백을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 관계자는 “시범 운영 기간은 특정하지 않은 단계”라면서도 “최소 3개월 동안 제주도에 등록된 렌터카 회사와 영어 서비스를 이용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설문조사 등 피드백을 받아 수요를 분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어 지원 서비스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이 전기차를 얼마나 소유하고 있는지’가 파악돼야 한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 관계자는 “시범 운영 결과에 따라 전국으로 확대할지 제주도로 범위를 한정해 운영할지 판단할 것”이라며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지자체별로 외국인이 소유한 전기차 대수 파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3~4위 민간충전사업자 ‘에버온’은 올해 2분기부터 영어 지원 서비스와 함께 중국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정부의 외국어 지원 서비스 시범 운영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에버온 관계자는 “민간충전사업자가 외국어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수백만원~수천만원이 발생한다. 영세한 민간충전사업자가 외국어 지원 서비스를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부담된다”며 “환경부가 개발비 지원, 보조금 지원, 외국어 운영 업체에 가산점 부여 등을 통해 독려한다면 민간사업자도 활발하게 외국어 지원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충전기 외국어지원 서비스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영어 상담’ 업무가 병행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에버온 관계자는 “외국어 지원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중요한 것은 기술적인 트러블을 수집해 보완하는 것”이라며 “영어 상담이 가능한 통합 창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직까진 외국인 이용자를 상대로 전문화된 상담을 하기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외국어 제공 서비스와 함께 상담 서비스를 통해 콜센터의 인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