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만기가 돌아온 채권 상환을 미루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달 29일이 만기인 1485억원 규모 상거래채권 중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451억원을 갚지 않았다.
외담대란 원청업체가 구매 대금을 현금 대신 외상매출채권으로 지급하면 납품업체가 은행에서 이를 담보로 한 대출로 돈을 받는 것이다.
태영건설 협력업체는 외담대로 돈을 받았는데 외담대를 실행한 은행은 태영건설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 태영건설이 외담대 상환을 미루면 협력사가 은행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태영건설은 앞서 워크아웃으로 금융 채무를 동결하는 대신 상거래채권은 정상 상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태영그룹은 계열사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 유동성 확보에 쓴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 티와이홀딩스는 태영인더스트리를 2400억원에 매각했다. 티와이홀딩스 몫은 960억원이다. 나머지는 오너 일가 몫이다.
티와이홀딩스는 지난달 28일 자금 운용 안전성 확보를 이유로 태영건설에 1133억원을 1년간 대여해주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에 일부 금전을 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유동성 부족으로 채권단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자구 방안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태영 관계자는 “협력사가 이미 할인받은 당사 외담대는 당사가 은행에 갚아야 하는 금융채권이라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서 워크아웃 통지된 시점부터 금융채권은 유예되기 때문에 지급을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9일 결제해야할 외담대 1485억원중 451억원을 제외한 당사 상거래 채권 1034억원은 모두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태영건설의 직접 차입금은 은행·증권사·자산운용사 등 80곳, 1조3007억원으로 파악됐다. 여기엔 회사채⋅담보대출⋅기업어음⋅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이 포함됐다.
직접 차입금 외에 태영건설이 PF 대출 보증을 선 사업장은 122곳, 대출 보증 규모는 9조18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서울 마곡지구 업무시설을 조성하는 CP4사업(차주 58곳·대출 보증규모 1조5923억원) 규모가 가장 크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