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수 대한바둑협회장, 기재부 앞 시위

정봉수 대한바둑협회장, 기재부 앞 시위

전액 삭감된 2024년 바둑 예산 즉각 복원 촉구
조경운 충북바둑협회 전무이사 등 관계자 동참

기사승인 2024-01-04 09:54:43
정봉수 대한바둑협회 회장이 세종시에 위치한 기재부 앞에서 바둑 예산 전액 삭감에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바둑협회

전년도 예산 21억6200만원을 전액 삭감 당해 올해 예산이 ‘0원’이 된 바둑계가 예고했던 집단 행동에 나섰다.

정봉수 대한바둑협회 회장은 4일 오전 세종시에 위치한 기획재정부 앞에서 “정부가 전액 삭감한 바둑 예산을 즉각 복원하라”며 17개 시도바둑협회, 4개 바둑연맹 회원 등과 함께 시위에 나섰다.

이날 기재부 앞 시위에 동참한 사람은 정봉수 대한바둑협회 회장을 필두로 조경운 17개 시⋅도 전무협의회 회장, 윤태권 강서구바둑협회장, 심장섭 바둑교실 원장 등이다. 이들은 세종시 기획재정부 청사 앞에서 불공정하게 전액 삭감된 대한바둑협회 예산을 복원하라며 정부의 부당한 처사를 규탄했다.   
 
대한바둑협회는 그동안 바둑 보급⋅바둑 인프라 확장 및 건전한 생활 체육 생태계 조성 등을 목적으로 바둑예산을 지원받아왔으나, 지난해 말 갑작스런 ‘정부 예산 전액 삭감’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수년 간 정부 지원금을 받은 단체가 예산 일부 삭감이 아닌 ‘전액 삭감’을 당한 사례는 체육계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하나 같은 평가다. 

정봉수 대한바둑협회장, 조경운 17개 시⋅도 전무협의회 회장, 윤태권 강서구바둑협회장, 심장섭 바둑교실 원장 등이 세종시 기재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대한바둑협회

예산 전액 삭감 철퇴를 맞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봉수 대한바둑협회장은 “2023년 바둑 예산은 총 21억6200만원이었고 이 예산은 각종 동호인바둑대회, 학생 및 성인선수 육성, 취약계층 바둑보급, 중장기적인 인프라구축 사업 등 다양한 계층에 쓰였는데 일부 삭감도 아닌 전액 삭감이 되면 연속성 있는 사업들은 파행이 불가피하다”고 성토했다.

이어 정 회장은 “이는 진흥법이 제정된 다른 종목인 씨름이 올해와 같은 67억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는 것과 대비된다. 막대한 정부 예산 편성과 운영이 일부 기획재정부 담당자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반드시 바로 잡을 것”이라고 기재부를 겨냥했다.

반면 바둑 관련 정부 예산을 기재부에 앞서 먼저 총괄하는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바둑협회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문체부는 대한바둑협회와 함께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는 또 다른 바둑 단체인 한국기원이 전년도에 수령했던 정부 지원금 17억1300만원에서 올해 10% 삭감된 15억4200만원을 받게 됐는데, 이 비용을 대한바둑협회와 반드시 나눠서 사용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문체부 관계자는 2024년도 예산 계획안 산출 근거 자료에 한국기원 예산은 그대로 두고 대한바둑협회 예산만 전액 삭감된 것처럼 표기한 이유로 예산의 성격을 들었다.

한국기원은 ‘바둑 보급’이라는 항목으로 어린이⋅여성 바둑 보급에 2억원, 바둑아카데미 운영 지원에 3억원, 국제 교류에 3억1900만원, 바둑대표선수 강화훈련 및 육성에 5억2300만원, 바둑의 정규교육 과정화 추진에 2억원 등을 명시해서 사업 계획을 제출한 반면, 대한바둑협회는 ‘바둑대회 지원’을 내세웠기 때문이라는 것.

정봉수 대한바둑협회 회장이 세종시에 위치한 기재부 앞에서 바둑 예산 전액 삭감에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바둑협회

기획재정부 담당자 또한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정봉수 대한바둑협회 회장과 함께 기재부 앞 시위에 동참하고 있는 조경운 충청북도바둑협회 전무이사(17개 시⋅도 전무협의회 회장)는 “기재부 담당자가 얘기하길, 대한바둑협회 예산은 대회 예산과 보급 예산이 중복돼 있어 정부 방침에 따라 예산을 삭감했다고 한다”면서 “4일 오전 반박 자료를 준비해 언론에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바둑협회는 향후 한 달 동안 17개 시⋅도 전무이사회와 4개 연맹체 등이 주도하는 바둑인 궐기대회를 열어 삭감된 정부 예산 복원을 위한 대규모 집회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