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급부상’ 금융주 투자 전략은…“주주환원이 관건”

‘주도주 급부상’ 금융주 투자 전략은…“주주환원이 관건”

투자업계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여력·의지 높은 기업 접근 필요”
증권업종 ‘적극적 주주환원정책 진행’…자사주 매입·소각 이어져
증권가 “급락세 나타날 수도 있어” 경고

기사승인 2024-02-06 06:00:30
쿠키뉴스DB

최근 금융주 주가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소식에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주가 대표적인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인 만큼 증시 부양에 대한 기대감의 수혜를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업계에서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실시하는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기업의 주주가치 노력 독려와 상장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내달 중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사항을 발표하고 운용할 예정이다. 이는 그간 지적돼 왔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침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장선상에서 자사주 제도개선 방안이 발표됐는데, 자사주 보유사유, 자사주 추가매입 계획, 자사주 소각 및 매각계획 등을 사업보고서에 공시하도록 할 예정이다”며 “이는 전통적인 저 PBR에서 벗어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저평가 받는 기업들의 주가를 부양시키는 정책인 것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지난달 내내 계속된 국내 증시의 답보 흐름 속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PBR 1배 미만인 저 PBR 종목으로 쏠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증권과 보험 등 금융주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보험과 증권주들로 구성된 KRX 증권·보험 지수는 각각 0.47, 0.45배로 집계됐다. 코스피 평균 PBR인 0.91배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키움증권 주가는 17.6% 급등한 11만2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아울러 한국금융지주(13%)와 미래에셋증권(12%), 메리츠금융지주(11.5%), 삼성증권(9.7%), NH투자증권(8.2%) 등 다른 증권사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보험주도 오름세를 시현했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 주가는 27.56% 급등한 3540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생명(19.84%), 삼성생명(19.33%), DB손해보험(17.11%), 현대해상(13.40%), 동양생명(12.74%)도 상승 랠리를 자아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기록해온 금융 업종이 전체적으로 좋은 흐름을 보였다”며 “특히 PBR이 낮고,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업종의 상승폭이 컸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 투자업계에서는 향후 종목별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단순히 PBR이 낮은 종목이 아닌 향후 실질적으로 정책적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종목 위주로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는 정책의 방향성이 ‘일반투자자 권리 및 신뢰 제고’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일반 주주의 주주가치를 제고가 예상되고, 이를 위해 기업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 확대와 배당 증대를 계획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안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우선적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은 주주환원 확대를 빠르게 발표하여 행동으로 보여주는 기업이다. 이는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여력과 의지가 높은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금융 분야는 증권업종이 꼽힌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5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보통주 1000만주를 매입한 이후 추가적인 주주환원정책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이번에 취득할 예정인 주식은 보통주 1000만주와 우선주 50만주다. 각각 유통주식 수의 약 2.2%와 0.4%에 해당한다. 금액으로는 679억원, 17억원이다. 오는 4월25일까지 3개월 이내에 장내 주식시장에서 매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미래에셋증권은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이달 22일 이사회를 통해 자기주식 소각 및 배당안 결의를 계획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현재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주주환원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1주당 22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확정했다. 배당성향은 지난해와 동일한 35.8%다. 키움증권의 경우 오는 2025년까지 사업연도 별도 제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자사주 매입을 시작으로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가 급등세를 탄 것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민관 협력이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단순하게 특정 기준으로 급등세를 추종한다면, 반작용으로 그에 상응하는 급락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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