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승인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가시권에 들어선 가운데 유럽 노선을 이관받는 티웨이항공이 주목받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쌓던 마일리지 혜택을 티웨이항공에서도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레아 쥐버르 EU 집행위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중복 노선’을 이관받을 항공사로 티웨이항공을 명시했다. 중복 노선은 인천발 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운수권이다. 4개 노선은 그동안 경쟁 제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EU의 이번 결정은 시정조치안 이행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으로 화물 부문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여객 부문에서는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중복 노선을 이관 받아 실제 운항을 개시하는 것이 조건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이 올해 하반기부터 유럽 노선을 정상적으로 취항할 수 있도록 항공기와 인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티웨이항공도 유럽 취항에 본격 대비를 갖추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에 발권, 승객 좌석 배정, 수하물 처리 등을 담당할 지상직 직원 채용 공고를 내고 있다. 취항할 국가에 순차적으로 지점을 개설하는 것을 목표로 지점장을 맡을 인사들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항공의 유럽 노선 확보는 LCC 업계에서 경쟁 우위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번 유럽 노선 확보를 두고 에어프레미아, 제주항공 등 LCC 업계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소비자들이 대형항공사에서 누리던 서비스를 LCC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될까.
일각에서는 항공 서비스는 오히려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티웨이항공을 비롯한 LCC에는 마일리지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취재 결과 티웨이항공은 유럽 노선과 관련한 마일리지 정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에는 마일리지 프로그램이 없다. 구독형 멤버십 티웨이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동안 LCC들은 유럽노선을 이관받기 위해 경쟁을 벌여왔지만, 소비자 혜택을 위한 대안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으로 반납되는 유럽 노선과 함께 소비자들이 누렸던 마일리지 혜택이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에서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소비자가 해당 노선을 이용할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소비자가 FSC(대형항공사)를 이용하는 이유는 마일리지와 글로벌 제휴에 있다”며 “대한항공에서 항공기·승무원 이관을 통해 지원 계획을 밝힌 만큼 티웨이항공에서도 자체적으로 메리트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권 가격을 마일리지 적립을 안 해도 무방할 만큼 메리트를 주는 등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실질적 통합까지는 2년가량이 걸릴 전망이다. 통합 이후 두 항공사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3개 LCC의 통합 절차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