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여성에게 최악”…한국, 12년째 유리천장 지수 꼴찌

“일하는 여성에게 최악”…한국, 12년째 유리천장 지수 꼴찌

기사승인 2024-03-08 11:05:48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이 OECD 29개 회원국 중 일하는 여성에게 가장 가혹한 국가로 12년 연속 선정됐다.

8일 ‘여성의 날’을 앞두고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6일(현지시간)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The glass-ceiling index)에서 29개 조사 대상국 중 한국은 29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13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한 번도 꼴찌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이코노미스트의 이번 조사는 지난 2013년부터 매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하는 유리천장 지수 조사다. 일하는 여성의 노동 참여율, 남녀 고등교육·소득 격차, 여성의 노동 참여율, 고위직 여성 비율, 육아 비용,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의 지표를 반영해 유리천장 지수를 산정한다.

1위는 아이슬란드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뒤를 이었다. 북유럽 국가가 일하는 여성에게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5위부터 10위까지는 프랑스, 포르투갈, 폴란드, 벨기에, 덴마크, 호주가 차지했다. 오스트리아, 스페인, 뉴질랜드, 캐나다, 슬로바키아, 이탈리아, 체코가 뒤를 이었다. 19위인 영국부터 그리스, 독일, 미국, 네덜란드, 헝가리, 이스라엘 등 11개국은 OECD 국가 평균을 밑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스위스(26위), 일본(27위), 튀르키예(28위)는 한국과 함께 수년째 최하위권에 머무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한국은 대부분 항목에서 바닥권이었다. 남녀 소득 격차는 31.1%로, 지난해에 이어 최하위였다. 여성의 노동참여율은 남성보다 17.2% 포인트 낮은 수치로 튀르키예, 이탈리아에 이어 27위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유리천장으로 불리는 관리직 여성 비율,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 모두 28위로 뒤에서 2등 수준이었다.

또 이코노미스트는 한국(16.3%)과 일본(14.6%)에서 관리직 여성 비율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OECD 평균 관리직 여성 비율은 지난해 33.8%에서 올해 34.2%로 올랐고, 특히 스웨덴, 미국, 폴란드는 40%가 넘었다.

한국이 유일하게 상위권을 차지한 항목은 남성의 유급 출산휴가 항목이었다. 한국은 남성의 유급 출산휴가는 22.1주로 일본(31.1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반면 여성의 유급 출산휴가는 30.6주로 12위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한국 여성이 다른 선진국 여성보다 여전히 심각한 소득 불평등을 겪고 있었다. 노동시장에서의 소외, 사회적 권한이 작은 점도 큰 문제다. 이코노미스트는 “북유럽 국가들이 항상 지수의 상위권을 장악하고 모든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라면서도 “바닥권 국가 역시 익숙한 느낌을 준다며 한국과 일본, 튀르키예 여성들은 여전히 직장에서 가장 큰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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