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가 금호석유화학에 제출한 주주제안에 대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에 이어 글래스루이스도 반대 의견을 내며 사측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글래스루이스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주주제안 등을 검토한 결과 주주제안이 회사와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사측 이사회는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칠 목적으로 자사주를 발행한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방어적인 방식으로 자사주를 활용하지 않았으며, OCI 합작 계약에 따른 자사주 교환은 회사 발행 주식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이라고 덧붙였다.

글래스루이스는 “최근 몇 년간 이사회 차원에서 상당한 수준의 이사 교체가 이뤄졌고, 이사회가 향후 3년간 자사주의 50%를 소각할 계획을 발표해 주주제안자가 제기한 우려와 잠재적 위험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주제안에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는 ISS와 함께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으로, 각국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 1300여 곳에 의결권 행사 자문을 제공하고 있어 영향력이 크다.

앞서 ISS도 보고서를 통해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 안건에 모두 반대하고, 금호석유화학 이사회가 상정한 주총 안건에는 모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ISS는 “(주주제안자 측은) 자사주가 지배력 강화 목적으로 사용됐거나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주주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국내 상장사 중 전례가 없거나 어느 회사의 정관에도 규정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아 특별관계인이 된 차파트너스는 이사회 결의가 없어도 주총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는 정관 변경안, 올해 말까지 자사주의 50%를 소각한 뒤 내년 말까지 나머지 50%를 소각하는 안 등을 정기주총 주주제안으로 제출한 바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조카인 박 전 상무는, 2021년과 2022년 주총에서도 박 회장 측과 맞붙은 바 있다.

지난해에는 금호석유화학그룹과 OCI그룹이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31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상호 교환하자, 이를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자사주 처분 무효소송을 냈다가 패소하기도 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