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갱부터 약과까지…‘친숙함’이 소환한 전통간식 열풍

양갱부터 약과까지…‘친숙함’이 소환한 전통간식 열풍

밤양갱·비타500 약과 등 어른간식 인기
소비자들, 긍정적으로 해석…“최근 트렌드”
‘어른 간식’ SNS서 관심 콘텐츠…인기 지속될 것

기사승인 2024-03-15 14:00:06
14일 서울 중구의 간식 가게 앞 진열대에 약과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입고되면 바로바로 팔려요. 최근에는 양갱 찾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14일 오전 8시께 서울 용산구 갈월동의 한 편의점. 빈 양갱 상자를 보며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편의점 점주는 이같이 답하며 “들어오면 내일 오후쯤 돼야 입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중구 명동의 한 과자점 직원도 “양갱이나 약과, 인절미과자는 젊은 층에서 많이 구매하는 상품이라 잘 보이는 위치에 진열해 놓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밤양갱·먹태깡·약과 등 이른바 ‘어른 간식’이 2030세대 입맛을 잡으며 식품업계의 상품개발과 마케팅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수 비비의 노래 ‘밤양갱’이 2월 3주차부터 음원차트 1위 달리는 가운데,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6일까지 CU·GS25·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의 연양갱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100% 증가했다. 인기에 힘입어 비비의 사인이 들어간 밤양갱 굿즈가 팝업 이벤트용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벤트로 출시된 가수 비비의 사인이 들어간 밤양갱.

제약 회사인 광동제약도 이달 초 비타500과 쌍화 제품 특징을 전통한과에 녹인 어른 간식을 선보였다. 추억의 간식이나 문화를 즐기는 ‘할매니얼’ 트렌드에 맞춰 비타500향 오란다, 광동 쌍화 약과 등을 출시해 SNS와 커뮤니티에서서 인기를 끌었다. 앞서 농심도 지난해 6월 술안주로 인기인 ‘먹태’를 과자로 만든 ‘먹태깡’을 출시해 올해 2월말까지 1700만봉을 판매하며 ‘어른 간식’이라는 카테고리를 공고히 했다.

소비자들은 ‘과하다’, ‘너무 나갔다’면서도 ‘흥미롭다’, ‘먹어보고 싶다’는 반응이다. 중구 명동에서 만난 한인수(22)씨는 “주변에 SNS에 인증하는 사람들도 많아 나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막상 먹어본 사람들 중에는 먹을만하다거나 괜찮다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비타 500·쌍화맛 약과 등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맛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제품을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한 시도”라며 “소비자들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새로 나온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심 관계자는 “먹태깡을 제안한 연구원은 어른 안주라고 생각했던 먹태를 MZ세대가 노포 맥주집에서 즐겨 먹는 모습에서 힌트를 얻어 개발했다”며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홈술 문화가 생겨났고, 간단한 안주로 과자를 즐기는 트렌드도 먹태깡 인기에 힘을 더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어른 간식’ 제품 개발과 유행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는 기존과 다른 세대 인식과 SNS의 영향 등으로 꼽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현 MZ세대에선 인기 있는 약과를 사기 위한 티케팅이라는 뜻으로 ‘약케팅’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등 누룽지, 인절미, 마늘 등 전통 식재료를 현대적 트렌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자신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만들어내는 현 세대의 특성상 디저트나 간식류는 SNS에서 굉장히 큰 관심 콘텐츠”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존의 친근한 느낌 간식들이나 전통문양이 있는 약과 등이 신선한 콘텐츠로 자리잡으며 앞으로 전통이 강한 제품들의 현대적 변용이 맞물리는 제품에 열광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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