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국내 어려워” 해외로 눈돌린 건설업계

“자금조달 국내 어려워” 해외로 눈돌린 건설업계

기사승인 2024-03-16 06:00:26
이용희(오른쪽) 대우건설 재무관리본부장과 쿠웨이트 ABK의 압둘라 알 수마이트 그룹 CEO 대행이 지난 10일 쿠웨이트에서 금융조달 약정을 체결한 뒤 악수를 하는 모습. 

건설업계가 자금조달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고금리 부담이 큰 국내보다 조달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해외금융권을 노리는 것이다. 실제 대우건설은 최근 해외자금 조달에 잇달아 성공하며 실탄을 넉넉히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10일 쿠웨이트 상업은행(CBK) 등 대형 은행 3곳과 2억5000만 달러(한화 약 3300억원) 대출약정을 맺었다. 자금은 회사운영과 사업비에 쓰일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도 자금을 조달했다. 아시아개발은행 산하 신탁기금인 신용보증투자기구(CGIF) 보증으로 1억5000만 싱가포르달러(한화 약 1484억원) 채권을 발행했다.

대우건설은 2019년엔 아랍에미리트 최대 은행인 NBD와도 2억달러(약 2200억원) 규모 대출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GS건설은 2014년 1억8650만달러 해외공모 전환사채를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서 발행했다. 전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2000억원이다. 2021년엔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그린론’을 조달했다. 그린론은 친환경 사업투자에 한해 빌려주는 자금으로 당시 폴란드 친환경물류센터 투자금으로 7020만유로(약 940억원)를 조달했다.

자금조달은 해외 사업을 진행하며 쌓은 인지도와 신용을 토대로 이뤄진다. 대우건설은 2014년엔 34억 달러 규모 클린퓨어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이듬해엔 국영정유회사가 발주한 57억 달러 규모 초대형 정유시설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GS건설 또한 글로벌 인증기관으로부터 폴란드 브로츠와프 물류센터사업 4곳 중 2곳에 관해 친환경인증을 획득했다.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자금조달원을 확보하는 이유는 국내보다 조건이 양호하기 때문이다. 국내 자금조달 여건은 금리인상과 건설·부동산 경기 하락, 부동산PF 부실화에 따른 우려로 악화했다. 채권시장은 물론 간접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도 고금리로 인해 자금조달비용이 높은 수준에 머무르면서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건설사업연구원은 ‘2023년 건설업 외부자금 조달시장 여건 점검’ 리포트에서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과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채권시장 신용경색 문제 등으로 인해 외부자금 조달이 전반적으로 어렵다”라며 “당분간 고금리로 인해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사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대우건설이 쿠웨이트에서 조달한 대출 금리는 저리인데다가 고정으로 환율변동 위험에서도 자유롭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는 금리가 많이 올라가 있고 자금조달도 미분양 적체 등 문제들로 예전만큼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사업을 하는 와중에 공사도 하면서 현지 금융기관이랑 좋은 평가를 받아서 국내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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