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화, 산수유, 풍년화 등 시샘하듯 피어나
- 주말 포근하나 미세먼지 주의
서울의 한낮 기온이 15도, 강릉은 20도가 넘어간 15일 따스한 봄 날씨에 여기저기서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봄을 찾아 어디로 떠날까” 주말 봄나들이 계획을 세운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은 그래서 더욱 행복하다.
한 겨울 함께 했던 외투를 벗어들고 동료들과 대화하며 여유롭게 산책을 즐긴다. 더욱 하루가 다르게 시샘하는 꽃을 피어내는 봄꽃 사이로 걷다보니 활력이 넘친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담장 옆 매화도 활짝 피어나 봄이 성큼 우리 곁에 왔음을 알리고 서울역고가도로공원인 ‘서울로7017’에도 다양한 봄꽃들이 꽃망울을 활짝 터뜨려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봄을 맞아드린다는 ‘영춘화(迎春花)’와 개나리가 벌써 피었다며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개나리 닮은 ‘장수만리화’도 노랗게 꽃을 피웠다. 서울로 7017의 명물 ‘홍매화’는 지나가는 여심을 유혹한다. 풍성한 가을을 예약하듯 풍년화도 만개했고 한국특산종인 히어리도 앙증맞게 매달려 도심을 산책하는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풍족하게 만든다.
부산에서 나들이 온 최명숙(71) 부부는 “부산에는 매화는 지기 시작했고 목련이 피려한다. 서울은 아직 추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서울역 고가도로에 이렇게 봄꽃이 여기저기 핀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남편과 홍매화와 노란 히어리 앞에서 사진도 몇 장 담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서울로 7017 중간 쯤에 순백의 매화와 홍매화가 하루사이에 활짝 피어났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동료들과 매화나무 아래를 지나던 직장인 왕지은(26)씨는 “서울로는 매일 점심식사 후 산책을 한다. 하루가 다르게 꽃이 피어나는 걸 보면서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낀다”면서 파란하늘아래 수줍은 듯 피어난 빨간 매화를 다양한 각도로 스마트 폰에 담기 바빴다.
임금님이 살던 궁궐의 마당 한켠에 수줍은 듯 노란 꽃망울을 무리지어 터뜨린 산수유도 한복차림의 관광객들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내고 청계천 양지 바른 곳에도 여기저기 산수유가 만개해 산책하던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번 주말은 대체로 포근하다. 16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8도까지 올라간다. 다만 서풍에 실려 미세먼지가 날아들면서 공기 질은 나쁨 단계이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