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56) 임시 감독이 팀 패배에도 불구하고 선수단이 ‘원팀’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평가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 태국과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선제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순조롭게 풀어갔다. 전반 42분 한국이 상대 골문을 열었다. 왼쪽에서 이재성이 정우영과 2대1 패스로 상대 좌측 선상을 뚫었고 크로스를 올렸다. 그리고 공을 잡은 손흥민이 문전에서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작렬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 내내 답답한 골 결정력과 불안한 수비력을 보인 한국은 결국 후반 15분 태국에 동점골을 내줬다. 한국 수비 우측에서 판사가 강하게 문전으로 올린 공을 수파낫이 가볍게 골문으로 밀어넣으면서 1-1,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허술한 한국 우측 수비가 발목을 잡았다.
이후 한국은 결정적인 기회를 연거푸 놓쳤다. 후반 43분 골문 앞에서 황인범과 이강인이 연속 슈팅을 가져갔지만 모두 태국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 후반 44분 백승호의 골문 앞 슈팅도 골대를 살짝 스치듯 지나갔다. 이후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한 한국은 태국에 1-1로 비겼다. FIFA 랭킹 101위 태국을 상대로 충격적인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인 6만 관중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임한 황 임시 감독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왔는데 승리하지 못해 죄송하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실망스럽긴 하지만 26일 경기가 남아있다. 잘 준비하겠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앞서 한국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소위 ‘탁구 게이트’라 불리는 선수단 내 갈등이 대표적이었다. 대표팀 주축 선수 손흥민과 이강인은 휴식 시간 행동을 두고 크게 다퉜다. 저녁 시간에 탁구를 치러가던 이강인을 손흥민이 말리는 과정에서 언쟁과 몸싸움이 있었다는 게 주 내용이다. 대표팀의 현재와 미래가 내홍을 불렀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사건은 대회 이후 두 선수가 화해하면서 일단락됐다. 이강인은 영국 런던으로 직접 날아가 손흥민에게 화해의 손을 건넸다. 손흥민도 넓은 마음으로 이강인의 사과를 받았다.
화해 후 치르는 첫 경기, 사령탑은 ‘원팀’을 강조했다. 황 임시 감독은 “100% 하나 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준비 시간은 부족했지만 선수단이 경기를 준비하는 마음이나 태도는 좋았다. 100% 신뢰를 보낸다”면서 “결과가 아쉬울 뿐이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대표팀 구성원 모두가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결과와 관계없이 하나 된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분위기와 별개로 경기력은 썩 좋지 못했다. 황 임시 감독은 “소집기간이 짧았다는 건 핑계다.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졌다. 급한 마음이 느껴졌다”며 “안정감을 찾고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 태국과 2차전에는 그 부분을 잘 보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국은 공수 전환 속도가 빠르고 조직적인 수비를 하는 팀이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든 점을 대비하기 힘들었다”면서 “무리하게 공을 중앙에 투입하는 것을 수정해서 후반전에 들어갔다.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밸런스가 무너지더라도 공격에 총력을 기울여야 했다. 선수들은 지시 사항을 이행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선발 출전으로 ‘A매치 최고령 데뷔’(33세 343일)전을 치른 주민규에 대해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일찍 교체한 점은 원래 계산한 부분”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남긴 황 임시 감독은 “좀 더 경기를 주도하고 싶어 교체를 가져갔는데 그 타이밍에 실점했다. 엇박자가 났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황 임시 감독은 이강인을 선발로 내세우지 않은 점에 대해 “사사로운 감정은 사치에 불과하다. 오로지 승리하기 위해 준비했다. 선발 명단에 후회는 없다. 다음 경기도 선수 컨디션을 면밀히 파악해 라인업을 짤 것”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상암=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