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보호출산제 앞두고 힘 싣는 서울시…위기임산부 지원 확대

7월 보호출산제 앞두고 힘 싣는 서울시…위기임산부 지원 확대

기사승인 2024-03-26 13:30:02
쿠키뉴스 자료사진

“임신 사실을 알고 가족에게 말했지만, 집에서 나가라는 말만 들었어요. 짐만 챙겨 나왔지만 당장 갈 곳이 없었습니다. 서울시 위기임산부 통합지원 상담을 통해 제가 보호받을 곳을 안내 받았어요. 거기서 지내는 동안 학교도 다니고 상담원 선생님이 병원도 같이 가주셨어요. 도움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 A자치구에 거주하는 청소년 임산부)

태어났지만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출생 미신고 영아, 위기 임산부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출산제’와 ‘출생통보제’가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서울시는 위기임산부 통합지원을 올해 확대·강화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부터 운영 중인 ‘서울시 위기임산부 통합지원사업단’을 오는 7월부터 ‘서울시 위기임산부 통합지원센터’로 확대해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오는 7월부터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 시행을 위해 준비를 하고있는 보건복지부와 힘을 합치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22일 복지부는 ‘출생통보 및 보호출산 제도 시행 추진단’ 2차 회의를 개최, 유관기관들과 머리를 맞댔다. 이번 회의에는 복지부와 유관기관 외에 여성가족부, 법원행정처, 서울시, 경기도도 참여해 제도 준비 현황 등에 대해 논의했다.

출생통보제는 부모가 고의로 출생신고를 누락해 미신고 아동이 생기지 않도록 의료기관이 출생사실을 지자체에 통보하는 제도다. 보호출산제는 미성년자, 미혼모 등 사회·경제적 위기에 처한 산모가 심원을 숨기고 출산해도 정부가 아동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서울시 위기임산부 통합지원사업단은 위기임산부가 비밀보장을 통해 충분히 상담을 받고 출산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또 출산·양육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임신으로 고민·갈등하는 임산부라면 전화(1551-1099)나 누리소통망(카톡채널 위기임산부 상담지원)을 통해 24시간 전용 비밀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상담사가 위기임산부 개인의 상황을 파악한 후 아이와 함께 거주할 공간이 없거나 시설에 입소하고 싶은 경우 입소를 돕는다. 상황에 따라 의료비나 생활비 등도 지원한다. 병원에 동행해 두려움을 완화해주거나 아이를 키울 때 필요한 양육 물품도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의 도움 손길을 잡는 임산부는 늘고 있다. 위기임산부 통합지원단이 지난해 9월 문을 연 후 약 6개월간 100명이 넘는 위기 임산부가 사업단의 문을 두드렸다. 시에 따르면 사업단은 상담, 시설 보호, 의료비 지원, 양육 물품 지원 등 1146건 도움을 제공했다.

104명 중 10대는 23명, 20대는 24명, 30대는 29명, 40대는 4명, 미상(비밀상담) 24명이었다. 74명(71%)은 본인이 접수한 경우로, 직접 도움을 청한 사례가 많았다. 이 중 6명은 출산지원시설(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 입소했다. 서비스 제공의 경우 의료비 지원 21건, 물품지원 8건, 생활비 지원 5건, 병원동행 5건, 기타 6건으로 나타났다.

7월부터는 집중 상담과 사례 관리 등 전담 인력이 4명에서 10명으로 늘어난다. 시설 입소를 요청할 경우 소득과 관계없이 한부모가족 복지 시설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지난 1월1일부터 24세 이하 청소년 임산부는 출산 지원 시설(7개소)에 입소할 때 소득 기준 적용을 받지 않아 누구나 입소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시는 상반기 중으로 위기임산부 보호 쉼터를 10호 내외로 새롭게 마련해 개별 공간에서 보호할 예정이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 지원에 뜻을 같이하는 사회공헌기업 등 민간지원을 적극 유치해 위기임신 사례별 맞춤 지원을 강화하고 선제적 발굴체계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임신으로 고민·갈등하는 위기 임산부 누구나 서울시가 24시간 운영 중인 비밀 상담 서비스를 통해서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서울시는 위기임산부에 대한 통합 지원을 한 단계 강화해 임산부의 자기결정권과 아이의 생명을 모두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서울시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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