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시행 이틀 만에 ‘1호 사고’가 발생한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 붕괴 사고에 대한 첫 정식 재판이 열렸다.
의정부지법 형사 3단독(정서현 판사)은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과 이종신 대표이사 등 임직원 6명에 대한 첫 공판을 9일 오전 10시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1월29일 삼표산업 양주 사업소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토사에 매몰돼 사망한 사고에 관련해 안전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첫 정식 재판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있다. 이로 인해 정 회장은 사고 발생 802일 만에 법정에 서게 됐다.
정 회장 변호인 측은 산업안전보건법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과 정 회장을 분리해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 측은 “정 회장이 산표산업을 비롯해 삼표그룹을 총괄하는 실질 경영자”라며 “채석 현장 상황 등에 대해 상시 보고를 받았고, 사고가 난 채석장 하부에서 작업이 이뤄지면 굴착 사면이 가팔라져 붕괴 사고 위험이 크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회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법에서 언급하는 안전 경영책임자가 아니며 법에서 요구하는 안전보건 체계 의무를 다했고, 안전보호 관리 체계 구축 미이행과 이 사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 안 되며 고의가 없었다”고 변론했다.
한편, 정 회장은 법정에 들어가기 전 첫 재판에 대한 각오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한 뒤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