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한정후견 항고심도 기각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한정후견 항고심도 기각

기사승인 2024-04-12 00:41:27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맨 앞)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친형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타이어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의 일환이었던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가 항고심에서도 기각됐다.

11일 연합뉴스·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조영호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아버지인 조 명예회장에 대해 청구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의 항고심을 기각했다.

조 이사장은 지난 2020년 6월 조 명예회장이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현 한국앤컴퍼니) 주식 전부를 차남 조현범 회장(당시 사장)에게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자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스스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대해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지난 2022년 4월 당시 1심은 조 이사장 청구를 기각했고, 조 이사장 측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항고심에서는 조 명예회장에 대한 정밀 정신감정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고심 재판부는 지난해 5월 서울보라매병원에 정신감정 촉탁서를 발송했고, 병원은 지난해 11월 조 명예회장에 대한 감정 결과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앞서 1심에서는 조 명예회장에 대한 정신감정 촉탁 기관으로 지정된 병원들이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정을 진행할 수 없다’고 회신해 무산된 바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이날 기각에 대해 “조 명예회장은 건강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조 이사장 측은 조만간 이 사안과 관련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번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가 기각되면서 조 명예회장의 자녀들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식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현재 조현범 회장은 한국앤컴퍼니 최대주주로서 지분 42.03%를 보유하고 있다. 장남 조현식(18.93%) 고문과 조 이사장 및 남편(0.81%, 0.01%), 차녀 조희원(10.61%) 씨의 지분을 모두 합해도 조 회장과 차이가 있다.

조 고문과 조 이사장, 조 씨 등 조 회장을 제외한 한국타이어가 4남매 중 3명은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난해 12월 ‘반(反) 조현범 연대’를 구성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공개매수를 진행했으나 실패에 그치기도 했다.

당시 조 명예회장은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을 연달아 추가 매입하며 조 회장을 지원했다. 자신이 후계자로 점찍은 조 회장의 경영권을 지킬 수 있도록 도운 셈이다.

조 명예회장은 앞서 경영권 갈등이 소송전으로 번진 데 대해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 적이 없으며, 딸은 경영에 관여해 본 적이 없다”면서 “재단에 뜻이 있다면 이미 증여 받은 본인 돈으로 하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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