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레이븐2’ 출시를 앞두고 본격 행보에 나섰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올해를 넷마블 턴어라운드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던 만큼 레이븐2가 흥행 주역이 될지 주목된다.
18일 넷마블은 동영상 플랫폼에 온라인 쇼케이스 영상을 공개했다. 레이븐2는 블록버스터 MMORPG로, 이용자들이 낙인의 힘을 가진 특무대 신입사원으로서 세계관의 비밀을 파헤치며 운명에 따라 플레이하는 다크 판타지 오픈 월드 게임이다.
지난 2015년 출시된 레이븐이 기록적인 성과를 거둔 만큼 이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레이븐은 당시 출시 40일 만에 이용자 수 100만 DAU(하루 평균 활성이용자 수)를 돌파했다. 국내 누적 7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2015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는 대통령상인 대상을 포함해 6관왕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넷마블로서는 레이븐2 흥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반기 주요 출시작인 ‘아스달 연대기: 세 개의 세력’이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와 달리 넷마블 고유 IP를 활용한 대형작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실적 반등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에 7분기 연속으로 이어지던 적자 흐름을 끊어냈지만, 올해 1분기 다시 적자 전환이 점쳐진다. 지난해 누적 영업손실 696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역시 도전적인 선택이다. 주한진 넷마블몬스터 디렉터는 “처형 시스템이나 과감한 절단⋅선혈 표현 등 액션성을 보여 주기 위한 핵심 장치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조두현 넷마블몬스터 개발실장 역시 “스토리와 연출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위험하고 파격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다크 판타지라는 장르 매력이 극대화됐다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비즈니스 모델(BM)도 관심이 집중된다. 구체적인 BM 정보를 아직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 디렉터는 “얻은 보상을 합당한 대가를 받고 다른 이와 거래할 수 있다”며 “거래소는 모두에게 자유롭고 공정하게 제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어떤 방향을 선택하든 그 이상의 재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최근 공정위가 강한 제재에 나서기 시작한 확률형아이템 등 무리한 과금을 유도하는 MMORPG 장르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BM 책정 또한 게임 흥행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넷마블은 흥행에 자신감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레이븐2 개발진들은 ‘전작의 이상(以上)을 넘고, MMORPG의 이상(理想)’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전의 한계를 뛰어넘고, 기존 MMORPG 문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게임이 되겠다는 의미다.
김건 넷마블몬스터 대표는 “전작은 물론, 장르 한계까지 뛰어넘었다고 자신하고 있다”며 “MMORPG에 큰 관심 없던 이용자들도 분명히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작에서 눈부신 성공을 거뒀지만,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래픽과 짧고 좁은 스테이지, 자동 전투를 반복하는 단조로운 플레이 구조 등을 한계로 꼽았다.
‘그래픽, 스토리, 액션’ 세 가지 재미를 모두 담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레이븐2는 언리얼 엔진을 활용했다. 쇼케이스 영상을 보면 섬세한 표정과 유려한 액션, 실감나는 묘사가 눈에 띈다. 스토리 역시 전작 주요 캐릭터인 기간테스, 도미니온 등이 등장해 연결성 있으면서도 보다 방대한 세계관을 담았다.
괴물을 물리칠 때 타격과 피격감을 살린 것 역시 특징이다. 주 디렉터는 “무기에 따라 완전히 다른 전투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클래스마다 다른 방향으로 설계된 전투 스킬 구조나 처형 시스템이 차별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쇼케이스 영상을 본 이용자 반응은 나뉘고 있다. “개방감이 좋아 보인다”, “아스달은 좀 복잡해 보였는데 영상부터 몰입감 있다”는 긍정적인 평도 있지만, “벌써부터 BM 구조가 두렵다”, “여기 리니지 추가요”라는 비판적 의견도 있다.
한편 넷마블은 레이븐2를 5월 말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PC와 모바일 ‘크로스 플랫폼’으로 선보이는 레이븐 2는 온라인 쇼케이스 영상을 시작으로 개발자 코멘터리 영상, 소통 방송 등을 통해 상세 정보를 꾸준히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