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 휘고 도안과 다른 시공”…또 터진 아파트 하자 논란

“외벽 휘고 도안과 다른 시공”…또 터진 아파트 하자 논란

기사승인 2024-05-08 11:00:14
A씨가 전남 무안군의 ‘힐스테이트 오룡’ 사전점검 시 찍은 사진. 독자제공

최근 6개월 기준 대형 건설사 중 가장 많은 하자가 발생한 현대엔지니어링에서 또 하자 논란이 발생했다.

8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남 무안군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오룡’ 아파트가 하자 논란에 휩싸였다. 오는 31일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입주 예정자들은 지난달 26~28일 사전점검에서 발결한 하자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 예비 입주자 A씨는 지난 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한 세대 당 하자가 평균 150개 이상 나왔다”라며 “수평, 수직이 안 맞는 부분도 많다. 욕실은 타일 외벽이 깨져 내부가 드러난 부분도 있다”라고 밝혔다. A씨는 “아파트 복도에 타일과 벽 라인의 수직과 수평이 맞지 않고 최상층 실외기실 슬라브는 내려앉는 등 콘크리트 골조가 휘었다”라며 “화장실 벽 내부에는 타일 안에 자재 대신 타일이 채워졌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아파트에 접수된 하자 건수는 6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힐스테이트 오룡’의 분양가는 전용 84㎡(34평) 기준 3억5000만~3억8370만원을 형성했다. 분양가 웃돈인 프리미엄도 일부 500만원 정도 붙었다. 이는 인근 아파트 시세 대비 다소 높은 수준이다. 인근에 위치한 남악오룡지구 중흥S클래스에듀파크의 경우, 같은 평수에 분양가 3억2867만~3억5676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화장실 타일 내부에 타일이 쌓여 있는 모습. 독자제공

입주민들은 하자의 주된 이유로 시공이 도면과 다르게 됐다는 점을 꼽는다. 또 다른 입주자 B씨는 “발코니 손잡이의 경우 핸들형으로 예정됐으나 시공사는 방화문 개방 시 외창 손잡이와 간섭으로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가 버튼식으로 임의 변경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면대로 시공했으면 간섭은 발생하지 않는다”라며 “시공사의 일방적인 변경 통지에 입주예정자협의회는 도면대로 재시공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B씨는 “외관 부분에서도 외관상 바닥 두께가 1/3 정도로 얇아졌고 최상층 다락(옥상) 디자인도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근 아파트 대비 품질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B씨는 “오룡 2지구 다른 아파트들은 기본적으로 모두 바닥분수, 어린이 물놀이장, 석가산, 티하우스가 있고 요즘 트렌드인 엘리베이터 속도 120m/min 사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힐스테이트의 경우 엘리베이터 105m/min이며 바닥분수가 없고 어린이 물놀이장도 없다”라고 말했다.

힐스테이트 오룡은 이달 말 입주를 앞둔 상황이다. 예비 입주자들은 준공 승인을 미루고 하자 보수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공사는 기간 내 보수를 마친 뒤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라 진통이 예상된다. 예비 입주자 A씨는 “하자보수가 한 세대 당 150건 이상이면 모든 세대를 다 합치면 하자가 총 6~7만에 달하는 것”이라며 “하자보수를 위해 매일 집에서 기다릴 수 없다. 하자 보수 후 2차 사전점검을 한 뒤 입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7일 이에 대해 “입주자들이 제기한 하자 내역을 검토 중”이라며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부분은 아니고 충분히 보수 가능한 범위에 있는 하자다. 사용 승인 예정 전까지 보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최근 6개월 기준 가장 많은 하자가 대형건설사는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 자료 캡처

해당 아파트의 부실시공 논란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과 더쿠, 블라인드 등에는 ‘역대급 하자 나온 신축 아파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사전점검을 다녀온 예비 입주자들이 올린 아파트 외벽과 계단, 엘리베이터, 공용부 벽면 등 모습이 담겼는데 건물 외벽과 콘크리트 골조가 휘어있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지진이 문제가 아니라 살다가 사고 날 수도 있겠다”, “입주 못 하는 거 아니냐”, “허물고 다시 지어야 할 것 같다”, “신축은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의 부실시공은 최근 반복되고 있다. 지난 3월24일 국토교통부는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신청된 하자 처리현황과 건설사별 하자 현황을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최근 6개월 기준 가장 많은 하자가 대형건설사는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조사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6개월간 109건의 하자가 발생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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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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