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진료 받은 췌장암 환자 35% 불과”…신규 환자 피해 가장 커

“정상진료 받은 췌장암 환자 35% 불과”…신규 환자 피해 가장 커

기사승인 2024-05-07 18:47:13
의정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어린이날인 5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한 어린이 환자가 걸어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전공의 사직 등 의료공백 상황에서 정상 진료를 받은 췌장암 환자가 10명 중 3~4명에 불과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한국췌장암환우회가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췌장암을 치료 중인 전국의 30~80대 환자와 보호자 189명을 대상으로 의료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설문 대상 189명 중 ‘정상적으로 진료를 받았다’고 답한 인원은 66명(34.9%)이었다. 나머지 응답자들은 외래·입원·항암 치료 지연 등 1가지 이상(중복응답 가능)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사례 중에서는 외래가 미뤄지는 '외래 지연'이 34명(18.0%)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신규환자 진료 거부’(23명, 12.2%)가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7명은 최초 암 진단 후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못했다.

협의회는 “암이라고 판정받은 직후 정신적으로 충격이 큰 환자들이 치료받을 병원마저 찾기 힘든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항암 치료가 지연됐다고 답한 인원은 22명(11.6%)이었다. 이들 중 절반인 11명은 “항암 치료가 1주 이상 지연됐다”고 답했고, 나머지 11명은 “2주 이상 지연됐다”고 밝혔다.

병원에 입원해 항암 치료를 받다가, 주삿바늘을 달고 집에서 항암제를 맞는 ‘가방항암(가방을 싸고 다니며 직접 관리한다는 뜻)’으로 진료 방식이 바뀐 경우도 22명이었다.

협의회는 구체적인 피해 사례로 “케모포트(항암제 등을 주입하기 위해 정맥에 삽입하는 기구)로 인한 통증으로 응급실에 갔으나, 영상의학과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치료나 차후 일정을 전혀 받지 못한 채 드레싱만 받고 집으로 되돌아갔던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상진료 체계와 남아있는 의료진의 노력으로 중증·응급환자 진료가 큰 문제 없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정부 발표는 거짓”이라며 “정부는 의료 현장의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의사들은 휴진을 철회하고 현장으로 복귀해 환자 치료 대책을 논의하라”고 촉구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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